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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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사피엔스의 근원적 물음이 철학·종교, 탄생·발전시켰다

데구치 하루아키/서수지 옮김/까치/1만9800원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데구치 하루아키/서수지 옮김/까치/1만9800원

 

지금으로부터 138억년 전 빅뱅을 통해 우주가 탄생했고, 45억년 전에는 지구가 만들어졌으며, 약 20만년 전에는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동아프리카 지구대에서 탄생했다.

일본의 사상사가 데구치 하루아키는 사피엔스가 탄생 이래 근원적인 물음 두 가지를 늘 품고 살아왔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세계와 우주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며, 무엇으로 이뤄졌는가’와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것. 사피엔스는 이 물음에 해답을 찾기 위해 철학과 종교, 과학 등을 탄생시키고 발전시켜 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만 2000년 전, 사피엔스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정착하면서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목축생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하루와 주일, 월, 계절, 연 등의 시간 개념과 마을, 지역과 도시 등 공간 개념이 탄생했고, 신과 종교라는 개념도 함께 만들어졌다.

기원전 1000년 전후 이란 고원의 북동부에서 고대의 종교가 자라투스투라, 영어식으로 조로아스터가 태어났다. 자라투스투라와 그를 따르는 이들은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가 세계를 창조했고, 세계에는 선한 신과 악한 신 무리들이 싸움을 계속했으며, 인간을 비롯한 삼라만상에도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종말의 날에는 아후라 마즈다가 최후 심판을 주관하는데, 인간들은 천국에 가기 위해 선한 생각과 말, 행동의 세 가지 덕을 쌓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조로아스터교에서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등이 영향을 받아 세계 종교가 탄생했다.

기원전 약 624년 이오니아 지방 밀레토스에서 철학자 탈레스가 탄생했다. 탈레스는 신들이 세상을 만들었다는 미토스적 사고가 아닌 인간의 논리인 로고스로 ‘아르케’라고 하는 만물의 근원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탈레스는 아르케를 물이라고 생각했고, 엠페도클레스는 흙, 물, 불, 공기 4원소라고 주장했으며, 데모크리토스는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원자라고 생각했다.

30년간 세계 도시 1200곳 이상을 방문하고 1만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는 저자가 이처럼 종교와 철학을 중심으로 3000년 인류 사상사를 한권의 책에서 펼쳐나간다.

 

김용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