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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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본 걸로 하겠다”… ‘이용구 봐주기’ 의혹 조사 막바지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전 차관에 대한 수사 과정을 조사한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진상조사단은 이르면 이번주 서초경찰서 사건 관계자들을 특수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송치 대상은 당시 이 전 차관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과 보고 라인에 있는 형사팀장, 형사과장이다.

 

서초서 담당 수사관은 사건을 조사하며 이 전 차관의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도 ‘못 본 것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했고, 영상의 존재를 상급자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그의 상급자인 팀장과 과장도 일정 부분 지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차관이 당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유력 인사’라는 사실을 서초서 간부들이 보고를 받았다는 정황도 확인했다.

 

폭행 사건의 당사자로 각각 증거인멸 교사와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된 이 전 차관과 택시기사 A씨에 대한 조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사건 이후 이 차관은 A씨에게 “영상을 지우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고, A씨는 “굳이 지울 필요가 있느냐. (경찰에) 안 보여 주면 되지”라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기사 폭행 사건으로 검찰에서도 수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이 차관은 지난달 28일 사의를 표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