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지난 4일 동생들과의 ‘남매의 난’에서 밀려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지만 지분 구조상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지배구조상 최대 주주는 구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갖고 있다.
이번에 경영권을 가져온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은 모두 59.6%로, 3분의 2에 못 미친다.
대표이사 해임은 이사회 과반 결의로 가능하지만, 사내이사 해임은 3분의 2 이상의 지분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구 부회장이 벼랑 끝에 몰렸지만 최대 주주인 만큼 경영에 목소리를 낼 경우 동생들과 계속 충돌할 수 있다.
기존 11명이던 아워홈 이사진은 이번에 구지은 신임 대표 측 인사 21명이 더해져 총 32명이 됐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적극적인 반격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지난 3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1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구 부회장이 본인을 포함한 이사 보수한도를 계속 늘리며 초과 집행 논란도 있었다.
향후 구 신임 대표가 아워홈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장녀 구미현씨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벌어진 구 부회장과 구 대표 간 경영권 분쟁 당시에는 구씨가 오빠인 구 부회장 편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구 대표를 지지했다.
아워홈은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부문을 분리해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 기업으로 설립됐다. 구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4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지만, 범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 부회장이 2016년 경영을 맡으면서 외식업체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겼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