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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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백신 사기 의혹에… 與대구시의원 “시장이 직접 밝히고 사과해야”

“대구, 우롱당하고 희화화… 빨리 정리 해야”
“해프닝으로 끝내려면 솔직하게 밝혀주셔야”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뉴시스

대구 백신 사기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시의원이 “권영진 대구시장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혀주시고 직접 사과해야 대구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민주당 대구시의회 이진련 의원은 사안에 대해 “단순하게 해프닝이면 그냥 웃고 넘어가겠지만 이 사안의 심각성을 전 국민이 인식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대구시의 입장 표명에 대해 “굉장히 비겁한 것”이라며 “‘메디시티협의회라는 민간단체가 선의로 이 일을 진행한 것이다. 대구시는 직접 개입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 민간단체는 예산을 근 10억이나 지원을 받는 단체”라고 꼬집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대구시에서 관리·감독을 받는 예산을 지원 받는 단체라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우롱을 당하고 희화화가 되는 대구가 돼 버렸는데 거기에 대해서 대구시장님께서 빨리 정리를 해주셔야 한다”며 “제가 요구한 건 진상조사위원회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대구시의회 차원에서 만들어달라고 일단 소관 부서에 얘기해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계약금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채홍호 대구부시장께서 일부 지원했다고 말씀 주셨는데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를 주시지 않으셨다”라며 “단순하게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는데 그러려면 모든 걸 솔직하게 밝혀주시면 된다”라고 답했다.

대구시의회 이진련의원. 대구시의회 제공

앞서 지난달 말 대구시는 한 매체를 통해 대구시와, 대구시의사회,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대규모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만 화이자는 원칙적으로 국가중앙정부하고만 거래하기 때문에 결국은 보건복지부가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 보건복지부는 화이자 본사에 확인요청을 하게 됐고 한국화이자제약으로부터 “화이자 본사와 한국화이자는 그 어떤 단체에도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판매·유통하도록 승인한 바 없다”는 답을 들었다. 나아가 화이자는 “제안받은 제품군에 대해 화이자에서 현재 진위를 파악하고 있고, 결과에 따라 법적 조치까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해당 사안에 대해 대구시와 협의한 바 없으며 이 제안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구시의 백신 구매 제안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 보좌관의 글 말미에는 ‘백신 사기 주의’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대구시는 지난 4일 “선의에서 한 노력을 왜곡하고 폄훼해서 유감스럽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백신 도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코로나19에서 조속히 벗어나기 위해 선의에서 보여준 대구 의료계의 노력은 존중돼야 한다”며 “대구시에서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