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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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방향이 달라져야 합니다…‘LOUD’ 첫방 보고 [작가 이윤영의 오늘도 메모] (10)

 

지난 6일 가수 박진영(아래 사진)과 싸이(본명 박재상·위 사진)의 콜라보 프로젝트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인 ‘LOUD’(SBS·토요일 밤 9시)가 첫 방송을 했습니다. 방영 전부터 박진영과 싸이의 만남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수로서 매력보다 프로듀서 역량이 궁금했던 두 사람의 디렉팅 과정을 ‘리얼’하게 볼 수 있어서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기대가 더 가득했습니다. 특히 싸이의 프로듀싱 모습이 몹시 궁금했습니다. ‘과연 전세계를 뒤흔든 월드스타 싸이는 어떤 보이그룹을 만들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첫 방송은 국내보다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지원한 청소년의 출연 분량이 다소 많았습니다. 그 중 박진영과 싸이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청소년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미국 교포 3세 청소년 다니엘 지칼은 이 방송을 위해 생애 첫 한국 방문을 하게 되었고, 그 심정을 짧은 영상으로 담아내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시간에 선보였습니다. 특히 영상의 기획, 촬영, 편집, 음악, 내레이션, 대본 작업까지 모두 혼자서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지칼은 춤과 노래를 선보이기 전 이 영상을 통해 박진영과 싸이에게 자신의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아주 짧은 영상이었지만 박진영은 “크레이지”라고 외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표현’한 예술성과 표현력을 칭찬했습니다. 싸이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10대’, ‘실력 외에도 뭔가를 표현해 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해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공부가 전부’인 시대는 지났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공부가 전부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고, 모든 교육의 끝이 ‘대학 입시’라는 관문에 맞춰져 있기에 훗날 어떤 대학을 가느냐가 그 아이 인생의 성(成)과 패(敗)를 좌우하는 것처럼 여전히 여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실제로 고교생 학부모인 저 역시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솔직히 자유롭지 못함을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학부모가 이것 하나만은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떤 대학을 가고, 무엇을 하건 자기가 누구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하는 시간과 그 계기를 아이들에게 많이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을 얻을 수 있지만 대학 생활은 보통 고작 4년에 불과합니다. 

 

자기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아는 아이들은 설사 좋은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압니다. 

 

아무리 좋은 대학에 들어가도 본인이 원하는 꿈과 하고 싶은 일이 딱히 없다면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방황할 게 뻔합니다. 10대 때 고민이 계속 이어져 오는 것이죠. 그 어렵게 들어간 명문대를 그만두는 학생이 속출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겁니다. 

 

이제 양육의 방향은 바뀌어야 합니다. 어떤 대학에 들어가야 하느냐를 아이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어떤 것이고 이를 좀더 발전시켜 도와줄 수 있는 대학에는 어떤 과가 있는지 살펴봐야 할 시대입니다. 그래서 양육의 방향은 절대적으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재능이 없는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얻으려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중략) 우리는 변하지 않는다. 단지 재능을 인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더욱더 잘 깨닫게 될 것이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마커스 버킹엄·도날드 클리프턴, 청림출판사) 

 

자기 자신이 누군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 그것이 21세기 부모가 해야 할 양육방식입니다. 

 

이윤영 작가(‘01분 초등완성메모글쓰기’ 저자)

사진=SBS ‘LOUD’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