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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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송영길, 협치 주도권 샅바싸움 ‘돌입’

송영길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하자”
이준석 “긍정적으로 평가…곧 합의하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연합뉴스

지도부 구성이 완료된 여야가 협치 시동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협의체 가동 제안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화답하면서다.

 

송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고 우리 정치권도 새롭게 변화되기를 희망하고, 낡은 이념과 진영논리를 벗어나 민생정책과 미래비전을 놓고 건설적으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여야관계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서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조속한 가동에 적극 협력해주실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송 대표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이나 부동산 안정 등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 많다”며 “이런 현안에 대해 여야가 폭넓게 소통,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이미 갖춰져 있다. 이 대표께서 영수회담에 대해 형식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응하겠다고 말씀하셨고 환영한다.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의 기존 입장과는 다른 전향적인 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송 대표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합의해 정례화할 수 있도록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화답에 대해 사실상 수락의 뜻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야 대표 간 협치가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동안 멈춰섰던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재개 가능성도 나온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018년 8월 청와대 오찬에서 합의한 기구다. 생산적 협치와 원활한 소통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분기별 1회 개최 쪽으로 가닥이 잡힌 바 있지만 같은 해 2018년 11월 5일 한 번 열리고 끝났다. 당시 여야정은 이견 대립이 첨예했던 탄력근로 확대 적용에 최종 합의했지만 청와대의 장관 임명 강행 등을 놓고 제1·2 야당이었던 당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반발했다. 이후 야권은 협의체 실무회동 불참을 선언했고 이후 파행을 거듭하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회의체로 전락했다.

 

20대 국회 후반기 문희상 국회의장 주도로 여야 대표들은 매월 첫 월요일에 ‘초월회’라는 이름의 모임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정기국회 들어서면서 당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번갈아 불참했고, 이후 모든 당수들이 한 데 모이지 못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새 수장을 맞은 상태인데다 대선을 앞두고 혁신 경쟁을 도모중이어서 협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차원에서라도 여야정 협의체 재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