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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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G7 사진 맨 앞에 선 文 “높아진 위상”이라더니…“대통령제→내각제 순”

 

정부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단체 사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맨 앞줄에 선 것과 관련 “높아진 위상”으로 홍보했으나 이와 달리 대통령제와 내각제 국가에 따른 자리 배치였음이 나타났다.

 

16일 조선일보는 정부가 지난 12일 영국 콘월에서 촬영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단체 사진에서 문 대통령이 맨 앞줄에 위치한 것에 대해 “사진 한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으로 홍보했으나 이는 국력이 아닌 대통령제 국가 혹은 내각제 국가로 나뉘는 자리 배치였다고 보도했다.

 

G7 준비팀은 정상들의 위치를 정한 기준을 묻는 질문에 “전통적으로 영국은 국가 원수에 대한 예우를 해왔다”며 “대통령을 총리보다 앞줄에 위치하도록 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즉, 국가 원수는 국왕(king·queen), 대통령(president)이며, 내각제에서의 총리(prime minister)는 국가 원수로 분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중에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미국의 조 바이든,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등 4명뿐이며, 이들은 주최국인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함께 첫째 줄에 섰다. 

 

그중에서도 보통 다자 회의에서 재임 기간이 긴 정상을 중심에 가깝게 위치하도록 하는 관례가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4명의 대통령 중 2017년 취임한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영국 존슨 총리에 더 가깝게 섰고, 이후에 취임한 라마포사 대통령과 올해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바깥에 섰다.

 

특히 경제 규모 세계 3위인 일본과 4위인 독일의 정상이 두 번째 줄에 있는 점 등은 이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고.

 

또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2월에 취임해 이번 G7에 온 정상들 가운데 가장 재임 기간이 짧기에 총리 중 유일하게 마지막 줄에 선 것으로 보이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국가 정상을 우선시한 의전 원칙에 따라 세 번째 줄에 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3일 정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한장으로 보는 대한민국 위상’이라는 제목의 홍보물에서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왔습니다”라며 “고난의 시간을 극복한 위대한 국민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감격스럽습니다. 모두 국민 덕분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음 날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도 M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정확하게 받고 의전 서열도 그렇게 예우를 받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정부 포스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