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온라인 게임, 화상 회의 등으로 데이터센터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이 폭증하며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재정난에 처한 미국 지방정부들이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다만 컴퓨터로 가득 찬 데이터센터가 ‘물 먹는 하마’여서 가뭄으로 이미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20일(현지시간) N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는 ‘하이퍼 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에 약 600곳이 있다. 2015년 대비 2배 늘었다. 절반 이상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의 것이다.
그중 약 40%는 미국에 집중돼 있다. 그보다 규모가 작은 데이터센터는 최소 1800곳에 달한다. 버지니아공대 분석에 따르면 이들 센터 입지는 지방정부 세제 혜택, 낮은 전기료 등에 따라 결정됐다. 또 태양·풍력 에너지 이용을 위해 서부의 물 부족 지역에 많이 들어서고 있다.
센터 운영엔 냉각이 필수적인데 일반적으로 물을 사용한다. 물이 전기보다 싸서다. 벤카테시 우다메리 텍사스공대 수자원센터장은 “데이터센터는 보통 하루에 약 300만∼500만갤런(1136만∼1893만L)의 물을 쓴다”며 “이는 인구 3만∼5만명 도시의 사용량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몇 년간 미 전역의 지역사회에서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애리조나주 메사가 대표적이다. 메사 시의회는 지난달 8억달러(약 9100억8000만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승인했다. 센터 운영에는 매일 물 125만갤런이 필요하다. 메사엔 매일 물 400만갤런을 집어삼킬 구글의 데이터센터도 건설 중이다.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젠 더프 부시장은 “지난 1년간 메사는 126년 만에 가장 건조했다”며 “데이터센터는 사막에서 물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기업들도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S는 수중 데이터센터를 개발했다. 구글은 조지아주 더글러스카운티 센터 냉각에 핀란드 바다와 벨기에 산업용 운하의 물, 미국의 재활용 폐수를 쓰고 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