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미세먼지 감축 정책 중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좋은 정책은 자동차 관리대책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생활오염원 대책과 배출시설 관리대책은 상대적으로 비용효과성이 낮았다.
23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감축수단 비용효과성 분석’ 보고서는 2011∼2019년 서울 대기오염 감축 정책의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해 순위를 매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 2.5) 직접배출 감축 효과는 자동차 대책이 10억원당 19.5t으로 가장 좋았다. 이는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때 초미세먼지 직접 배출량을 19.5t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관리대책으로는 경유차 배출허용기준 강화, 친환경차 보급, 승용차 통행량 감축 등이 있다. 미세먼지(PM 10) 역시 자동차 대책의 비용 대비 효과가 10억원당 21.3t으로 가장 컸다. 친환경 보일러 보급과 도로 먼지 제거 등 생활오염원 대책과 배출시설 관리대책은 10억원당 감축 효과가 각각 3.5t, 0.9t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자동차 관리대책이 실제 대기오염 농도 감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시에서는 자동차 대책이 강화된 2015년 이후 대기 중 질소산화물 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2010∼2014년 도로변 질소산화물 농도는 매년 1.8ppb(10억분의 1)씩 감소하는 데 그쳤고, 북한산에서는 농도가 오히려 매년 증가하던 실정이었다. 그러나 자동차 대책이 강화된 후 도로변 농도가 연평균 8.8ppb씩 감소했고, 북한산의 농도 역시 2.7ppb씩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서울시 전체 질소산화물의 48%가 도로 이동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기간 시행된 자동차 대책이 질소산화물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 도심 내 도로측정소 관측자료(2015∼2019년)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교통수요관리를 위해 도입된 중앙버스차로(BRT)는 교통상태를 개선하고 교통밀도를 감소해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