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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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도심서 군경·시민군 첫 교전… 내전 비화 현실로

제2 도시 만달레이서 1시간 넘게… 최소 2명 숨져

군경 첩보 입수 PDF 은신처 급습
기관총·수류탄 사용… 6명 체포돼
군부TV “시민군 8명 사망” 주장
양측 그간 접경지·소도시서 충돌
PDF 책임자 “우리는 전쟁 선포”

EU, 군부에 천연자원 이익 제한
쿠데타 관련자 입국금지 등 제재
시위대·시민군 가두행진 22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만달레이 시민방위군(PDF)과 함께 저항의 의미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양곤=AFP연합뉴스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과 시민방위군(PDF) 간에 총격전이 발생했다. 미얀마 상황이 내전으로 비화하리란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8시쯤 만달레이시 찬먀따지구에서 군경과 만달레이 시민방위군 간에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대도시 한복판에서 1시간 이상 교전이 이어졌고, 최소 2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사정권에 맞서는 국민통합정부(NUG)가 지난달 5일 각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참여하는 연방군 결성의 사전 단계로 주민 자체 무장조직 PDF 창설을 발표한 뒤 주요 도시에서의 첫 번째 충돌이다. 그동안 군경과 PDF 간 충돌은 접경지역이나 소도시,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만 진행돼 왔고 대도시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다.

‘보 툰 타욱 나잉’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PDF 게릴라 전투부대 책임자는 현지 매체에 “군경이 첩보를 입수해 PDF의 은신처를 급습했고, PDF가 반격에 나서면서 총격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장갑차 3대와 트럭에 나눠 탄 군경 20여명은 로켓추진수류탄(RPG)과 저격수 등을 동원해 급습에 나섰고, 총격전에는 기관총과 수류탄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에 반대하는 스쿠터를 탄 시위대가 모니와 거리에서 시위하고 있다. 모니와=AFP연합뉴스

타욱 나잉은 이라와디에 방위군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체포된 6명 중에는 파업 중인 공무원과 학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원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후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선포했다. 우리가 기다리던 그날이 마침내 왔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군부가 운영하는 미야와디TV는 시민방위군 8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앞서 주말인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최대 도시 양곤의 탐웨구에서 군용 트럭 한 대가 폭발했다. 당시 트럭에는 군인 6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 매체는 이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쿠데타 발생 이후 양곤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반(反)군부 공격이다.

국민통합정부의 킨 마 마 묘 국방부 차관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많은 시민방위군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적정한 시기에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는 PDF 중 도심 게릴라전을 벌이는 이들이 있으며, 이들은 소규모로 팀을 짜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지하조직’(underground)을 뜻하는 ‘UG’로 부른다고 최근 보도했다. 매체는 미얀마의 주요 도시에서 최소 10개의 UG가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시위대·시민군 가두행진 22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만달레이 시민방위군(PDF)과 함께 저항의 의미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양곤=AFP연합뉴스

한편 유럽연합(EU)은 21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사 쿠데타와 시위대 강경 진압과 관련해 미얀마 내무부 장관 등 개인 8명, 경제 단체 3곳과 참전용사 단체 1곳에 자산 동결, EU 역내 입국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

EU 이사회는 이번 제재는 보석, 목재 부문을 겨냥해 군부가 미얀마의 천연자원에서 이익을 취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860명이 넘는 시민이 사망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