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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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은 “악마의 삶 멈춰 감사하다”더니…최찬욱은 “어른들께서 구해주셔서 감사”

최찬욱, 검찰 송치 영상에…누리꾼들 “말투가 하나같이 똑같다” 격분
미성년자를 성추행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 최찬욱(26)이 24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열린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서 범행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최찬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대전=뉴스1

 

“더 심해지기 전에 어른들께서 지금 구해주셔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미성년자를 성추행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최찬욱(26)씨는 24일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대전 둔산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그는 “저같은 사람을 존중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최씨는 경찰 신상공개심의위원회 의결로 신상공개가 결정된 피의자다.

 

앞서 최씨는 2016년 5월부터 최근까지 5년 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알게 된 남자아이들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온라인에 있는 미성년자 음란물을 내려받아 보관한 혐의 등으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그가 보관 중인 성 착취물은 사진과 영상 등 무려 6954개였는데, 이 중 일부는 온라인 상에 직접 유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씨는 미성년자 3명을 직접 만나 강제로 신체 일부를 만지고 유사 강간을 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그는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선처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전의 가족 등에게 죄송하다면서, “억울한 점은 없다”고도 했다.

 

최씨는 범행 동기를 두고는 “5년 전 우연히 트위터를 시작했고, 수많은 사람이 노예와 주인 놀이 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으로 시작했다”며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의 영상이 담긴 유튜브 채널 등에서는 “전혀 반성하는 것 같지 않다”, “왜 이리 당당하느냐” 등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연합뉴스

 

특히 최씨의 ‘구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에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발언이 떠오른다는 반응도 있다.

 

조씨는 지난해 3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면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를 언급하듯 한 누리꾼은 최씨의 발언 영상에 “말투가 하나같이 똑같다”고 비난했다. 마치 자신의 잘못이 다른 존재에 의한 것처럼 책임을 돌린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징역 45년이 선고된 데 이어 항소심에서 3년 줄어든 징역 42년이 내려졌고, 조씨 측이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범행)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하듯 ‘나도 나를 어쩔 수 없었다’ 식으로 이야기하는 입장일 수 있고, 실제로도 멈추기 어려운 충동이었을 것”이라며 최씨의 발언에 숨은 뜻을 조심스레 추측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