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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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거점 2시간 내 연결… 달빛내륙철도 막판 반영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

김포∼여의도 24분, 용산까지 28분
인천 2호선 고양연장… 강남 30분대
김포·검단 주민 반발 잠재울 당근책
서부권 2기 신도시 교통여건 개선
2030년까지 120조 투입 철도망 완료
김선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에서 비수도권 광역철도 확대 등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향후 10년간의 국가철도망에 대한 기본 방향과 재원 등을 담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확정했다. 2030년까지 92조원을 들여 철도로 전국 주요 거점을 2시간 이내로 연결하고,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권의 출퇴근 시간도 대폭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강남 직결 무산됐지만 이동시간 최대 20분 단축

국토교통부가 29일 철도산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는 고질적인 대도시권 교통혼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광역철도 신규 사업이 추가됐다.

정부는 기존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계획에 더해 김포와 부천을 잇는 이른바 ‘김부선’(GTX-D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했던 서울 강남권 직결은 무산됐지만, GTX-B노선 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부천종합운동장역부터 여의도역, 용산역 등 서울 도심까지 직결 운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정부의 초안 발표 당시 수도권 서부지역 주민들은 GTX-D노선의 강남 직결을 요구하며 촛불집회와 국민청원 등으로 반발 수위를 높여왔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김부선 방침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자, 국토부는 그간 노선계획 재검토를 진행해왔다.

정부가 GTX-B노선 연계 절충안을 꺼내 든 것은 지자체 노선의 사업비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현행 김포∼부천 연결의 사업비는 2조원 수준인 반면 경기도가 제안한 김포∼강남∼하남선은 6조원, 인천시의 부천∼청라∼인천국제공항 노선은 10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게다가 기존 노선과 중복되는 구간이 많아 사업성도 떨어진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정부 구상대로 김부선과 GTX-B노선이 연계되면, 김포(장기역)에서 여의도역까지는 기존 41분에서 24분, 용산역까지는 48분에서 28분으로 각각 17분, 20분씩 단축된다. 인천 2호선 고양 연장 사업까지 완료될 경우 김포(걸포북변역)에서 강남권 삼성역까지 환승시간을 빼고 3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정부는 김포·검단 지역주민을 위해 GTX-B노선 연계, 서울·인천지하철 연장 외에도 다양한 당근책을 내놨다. 인천공항철도 고속화 사업을 통해 시속 150km 이상의 고속열차를 투입하고, 김포골드라인열차 운행 간격도 단축할 방침이다. 계양∼강화 고속도로와 검단∼대곡 광역도로 신설도 추진한다.

◆文정부 공약사업 달빛고속철도 4조5000억원 반영

이번 확정안에는 지난 4월 초안 발표 당시 ‘검토 사업’으로 분류됐던 달빛내륙철도가 ‘신규 사업’으로 포함됐다. 달빛내륙철도는 문재인정부의 공약사업 중 하나로 호남(광주 송정)과 영남(서대구)을 가로지르는 단선 전철사업이다. 광주, 전남(담양), 전북(순창·남원·장수), 경남(함양·거창·합천), 경북(고령), 대구 등 영·호남권 지자체 6곳을 모두 지나는 노선으로, 사업비는 총 4조5183억원으로 추산됐다.

통상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1.0을 넘어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0.483에 그쳐 그간 번번이 철도망 계획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주∼대구 사업은 6개 광역시·도를 경유해 지역 균형 발전 및 지역 거점 간 연결성 강화 효과가 크다”며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횡축 철도망을 확대하는 등 정책 필요성을 고려해 사업에 추가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확정안에는 경부고속철도 서해선 연결과 충청권 광역철도 3단계(강경∼계룡), 대구경북선, 대구광주선, 대구도시철도1호선 영천연장, 등의 지역 광역철도 사업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이번 확정안에 따라 2030년까지 92조1000억원, 2030년 이후 재원까지 합쳐 119조8000억원을 투입해 국가철도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속 200km 이상 고속철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고, 수도권과 지방대도시권 출퇴근 시간을 50% 이하 수준으로 단축하는 등 전국 주요 거점을 2시간대에 철도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 이용객 증가로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 감소를 통해 탄소중립 사회실현에 철도가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 47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와 25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