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문제로 갈등을 겪은 끝에 관리소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입주민 대표에게 항소심이 1심보다 형을 높여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6-2부(고법판사 정총령·조은래·김용하)는 3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입주민 대표 A(64)씨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가 있는 관리사무소에 가서 1분 내 짧은 시간 동안 별다른 대화 없이 흉기를 가방에서 꺼내 위협도 없이 수차례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A씨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사랑의 생명은 무엇과도 대체 못 하는 가치이고 이를 빼앗는 살인 범죄는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고 정상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A씨가 여러 차례 괴롭혔고 결국 왜소한 여성인 피해자를 무참히 찔러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하고 속이는 것 같다는 사소한 동기로 범행을 계획하고 흉기를 준비해 살해했다"며 "A씨는 책임을 돌리려 하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한다. 1심 형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1심보다 형을 높여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8일 오전 10시께 인천 서구 연희동의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관리소장 B(53)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살해 후 1시간30분 만에 자수했다.
조사결과 A씨는 B씨에게 18만원씩 회장 활동비 증액 등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는 별다른 근거 없이 아파트 공금 횡령을 의심했지만 B씨가 부인하자 살해 범행을 마음먹고 흉기를 가방에 넣어 집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가 관리사무소에 혼자 있는 시간에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사건에 앞서 찾아간 병원에서 '마지막일지 모른다. 지방에 간다'며 수개월치 혈압약을 처방받고 범행 사흘 전에는 인터넷에 '변호사'를 검색하기도 하는 등 신변을 정리하는 듯 하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1심은 "A씨는 B씨를 만나기 전부터 계획적으로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B씨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고 A씨는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줬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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