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33)은 특급 좌완 선발이지만 고교시절 4번타자로 맹활약할 만큼 타격에도 소질이 있다. 안산공고 3학년 시절 타율 0.415(41타수 17안타), 1홈런을 기록할 만큼 투·타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프로 데뷔 후 줄곧 선발투수로 나선터라 KBO리그에서는 단 세 타석 소화(2타수 무안타 1볼넷)에 불과했지만 투·타 겸업이 가능한 메이저리그에서는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게 됐다.
안산공고 4번타자 김광현이 돌아왔다. 김광현은 1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9번타자 투수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의 활약 속에 세인트루이스는 7-4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김광현은 0-0으로 팽팽하던 2회말 2사 1, 2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2볼 1스트라이크에서 김광현은 상대 투수 라일리 스미스의 91.8마일(약 147.7km) 싱커를 때려냈다. 이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겨 외야 끝까지 뻗어나갔다. 김광현은 2루까지 내달렸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빅리그 데뷔 후 첫 장타이자 첫 타점이었다. 이 안타는 이날 경기 결승타가 됐다. 지난 4월 24일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빅리그 첫 안타를 쳤던 김광현은 68일 만에 안타를 추가했다.
4회말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도 선보였다. 그 덕분에 주자가 득점권에 나간 세인트루이스는 2사 후 폴 골드슈미트의 적시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마운드에서도 빛났다. 선발 김광현은 5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1실점 하며 시즌 2승(5패)째를 따냈다. 사사구 4개(볼넷 3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했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삼진 5개를 잡아냈다. 경기 후 김광현은 “처음으로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각 타자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했는데 운이 좋아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운이라고 겸손을 표했지만 감독과 동료들은 달랐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은 운동 신경이 좋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폴 골드슈미트는 “김광현의 2루타로 우리 팀이 주도권을 쥐었다”며 “김광현은 좋은 스윙을 한다.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다 생각했다”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