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야권, 잠룡 포함 13명 기지개… ‘원탑’ 윤석열 견제 강화 움직임

대선시계 빨라지는 국민의힘

황교안·안상수 공식 출마 선언
초선 윤희숙 의원 2일 출사표
유승민·홍준표도 선포식 앞둬

윤석열 한 달 간 민생탐방 예정
최재형 판세 흔들 다크호스로
최후 보루로 오세훈 차출설도

김건희씨 신상 루머 반박 관련
홍준표 “치명적 실수” 견제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국회기자실을 방문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 선언 이후 야권의 대선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잠재적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을 포함해 ‘13룡’의 무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1일까지 3명이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무너진 원칙과 법치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초일류 정상국가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선 “(수감 기간이) 4년 3개월을 넘긴 것 같은데 정리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사면 필요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이날 출마 선언에서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한국의 대통령제는 수명을 다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권력분산형으로 개헌해야 한다”며 “2024년 국회의원 선거 시점에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잠룡은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 국민의힘 밖에 있는 4명과 국민의힘 김태호·윤희숙·하태경·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황 전 대표, 안 전 시장 등 9명이 있다. 이 중 하 의원이 현역 의원 중 처음 지난 6월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국민의힘 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희숙 의원도 2일 출사표를 던진다.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한 5분 연설로 이름을 알렸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기본소득 논쟁을 벌이며 야권에서 경제적 전문가의 지위를 굳혔다.

지난해 11월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유 전 의원은 이달 중 비전선포식을 통해 출정식을 치른다. 최근 복당한 홍 의원도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다. 호남 출신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로 불리는 장 이사장은 국민의힘 입당 방안을 긍정 검토 중이다.

유력주자인 윤 전 총장은 앞으로 한 달가량 민생 탐방을 할 예정이다. 이 기간 야권 대선 판세를 흔들 인물로는 최 전 원장이 꼽힌다. 감사원장직 사퇴 직후 곧장 대선주자로 뛰는 부담을 덜어낼 만 한 시기를 거친 뒤 최 전 원장이 정계에 입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윤 전 총장보다 빠르게 입당해 당내 세력을 구축할 경우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심리도 있다. X파일 논란 등 도덕적 리스크가 있는 윤 전 총장과 달리 ‘까미남’(까도 까도 미담만 나오는 남자)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다만 정치 신인으로서 정무 감각과 순발력, 국정운영 철학과 정책 비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감사원에는 각 부처에 대한 정책감사 기능이 있고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처럼 정권 사업을 들여다보는 곳인 만큼 최 전 원장의 국정 이해도가 검사 외길을 걸어온 윤 전 총장보다는 높을 수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보수다'에서 '정상국가로 가는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전 총장에 대한 야권 주자들의 견제도 강해지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본인 신상 관련 루머를 반박한 것과 관련해 “치명적 실수”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옐로페이퍼에서나 거론될 문제가 정식으로 지면에 활자화돼 버렸으니 상당히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 낙마하는 등) 조건이 되고 우리 당에서 출마 요청을 하면 결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당 지지율은 높은데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등 신인 주자들이 검증 과정에서 약화하고 당내 주자들도 지지부진할 경우 오 시장에게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시나리오를 ‘최후의 보루’로 구상하고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