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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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상반기에만 10% 올랐다

2020년 연간 상승률 이미 넘어서
수도권 12.97%↑… 19년래 최고
GTX 등 호재 지역 상승세 뚜렷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역대급을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9.97%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 9.65%를 반년 만에 넘어선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값도 올해 상반기에만 12.97%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 12.51%를 뛰어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만 보면, 2002년(16.48%) 이래 19년 만에 최고치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1%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상반기 누적 상승률이 15.35%에 달하며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 중에서도 시흥시(24.53%), 고양시(21.38%), 동두천시(20.58%), 의정부시(20.37%) 등이 2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모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의 영향을 받은 지역이다.

 

최근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이 확정되면서 노선을 따라 주택가격이 뜀박질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내년에 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각종 개발 공약이 맞물려 집값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셋값도 강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5.54% 올라 2011년(9.33%)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도 올해 상반기 7.1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붕괴한 상황에서 교통 호재, 매물 부족, 대선에 따른 개발 공약 등이 겹치며 수도권 아파트값이 올해 ‘상고하고’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대한민국에서 1주택은 투기가 아닌 보험이라는 말처럼,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오르고 내리고를 고민하거나 따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15일부터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사전청약이 시작되고, 한국은행이 연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만큼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만큼의 부동산 시장 강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