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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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웃간 차량 공유… ‘자동차 에어비앤비’ 꿈꾸는 청년들 [모빌리티 열전]

조병욱 기자의 ‘모빌리티 열전’⑩
최윤진·정종규 타운즈 공동대표 인터뷰
5일 서울 강남구 타운즈 사무실에서 최윤진(오른쪽부터)·정종규 타운즈 공동대표와 황덕수 CTO가 인터뷰에 앞서 미니어처 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저 많은 차를 이웃 간에 필요할 때만 공유할 수는 없을까?”

 

◆자동차판 에어비앤비 꿈꾼다

 

평일 아파트 주차장을 가득 채운 차들을 보며 이를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던 끝에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스타트업이 이달 말 서비스를 출시한다. 그 주인공은 타운즈의 최윤진(39)·정종규(38) 공동대표다. 이들은 이웃 간 차량 공유 서비스 ‘타운카’를 만들었다. 최 대표는 2009년 한국타이어 디자인팀에 입사해 2018년 사내벤처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에 이르렀다. 그와 고교 동창인 정 대표는 2010년 KT&G에 입사해 전략기획실 등에 근무하다 사내 1호 창업휴직 제도를 통해 이번에 힘을 보탰다. 이 제도는 2년간 월급을 받으며 창업을 하고 휴직이 끝나면 복귀와 창업 중 선택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차량 공유서비스는 세계적으로 많이 있지만 대부분 여행객이나 출장자가 주 수요층”이라며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많아 이 특색에 맞춰 서비스하는 것이 타운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아파트 이웃이다 보니 더 믿을 수 있고, 차량을 빌리고 반납하는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 편하다. 그야말로 내차 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타운카는 차를 빌리는 ‘쏘카’보다는 ‘에어비앤비’나 ‘당근마켓’과 유사한 서비스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7월말 경기 하남서 정식 서비스 출발

 

타운카는 이달 말 경기 하남시에서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는데 당일 대여(24시간)를 원칙으로 한다. 또 대여료는 차주가 직접 책정하도록 했다. 최 대표는 “그동안 시범 서비스를 한 결과 기존 차량 대여 서비스보다 저렴하고 무엇보다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는 신뢰할 수 있는 이웃 사이에서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이번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2016년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일을 도우며 쌓인 노하우도 활용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던 실력을 살려 주차 스티커를 디자인하거나 공고문 포스터를 만들거나 하는 일을 자처했다. 그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그를 통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로 첫 ‘이웃 간 유휴차량 대여 중개’ 허가

 

순탄할 것만 같았던 이들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이들이 처음 맞닥뜨린 난관은 규제였다.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차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금지돼 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최소 50대 이상의 차량을 등록한 자동차대여사업을 해야 하지만, 이들이 생각한 이웃 간 차량 공유서비스는 이와 달랐다.

 

정 대표는 “처음에는 지역 화폐, 아파트 관리비 차감 등 규제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고민하다가 결국 정공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신청했다.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고 도전했지만 ‘불수용’ 통보를 받았고, 재도전 끝에 지난 4월 ‘이웃 간 유휴 차량 대여 중개 플랫폼’ 서비스로 승인받았다.

 

국내 처음으로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소유한 차량을 유료로 대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서비스 과정에서 안전성 등에 대한 검증과 성과 지표 등을 토대로 정부와 계속 협의를 해 나가게 된다. 정 대표는 “처음에는 서비스 혁신에만 매달렸는데, 정부 측과 대화하면서 법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그 규제의 이유에 공감하려 노력했고, 국민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강남구 타운즈 사무실에서 최윤진(오른쪽부터)·정종규 타운즈 공동대표와 황덕수 CTO가 인터뷰에 앞서 미니어처 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두 대표의 아이디어에 처음 외주 업체로 참여했던 황덕수 타운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두 대표와 일하면서 아예 회사를 합쳤다. 그는 “사용자끼리 물건을 대여해주는 게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이를 개발하는 초창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대여해주고 반납하는 과정의 기술적 어려움보다는 사용자의 편의성 등에 중점했다”고 말했다.

 

황 CTO는 “특례 통과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과정이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때 닥칠 위험에 대비한 백신을 맞은 것”이라며 “기술적인 부분에서 또 다른 쟁점은 기존 차주의 차량 보험과 타운카 서비스 과정에서 생기는 보험 간의 조정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는 것도 많은 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운카 서비스가 성공하면 동네의 숨겨진 가치를 찾아, 더 나은 동네로 만들기 위한 다음 단계의 서비스가 하나씩 확대되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시절부터 주말마다 창업 스터디로 꿈키워

 

두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던 2012년부터 함께 주말마다 창업 스터디를 하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연습을 했다. 정 대표는 “몇 년을 주말마다 같이 만나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나 이슈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준비했다”며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번에 그것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 “아파트라는 거대한 공간에는 유휴상태의 자원이 많은데 이를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나누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차를 이용할 때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차주가 사용하지 않는 날에 서비스가 제공된다”며 “차주들을 조사해보니 주로 차를 사용하는 요일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수천만원 짜리 자산을 남에게 빌려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까. 최 대표는 “차주가 승인 또는 거절을 할 수 있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며 “차 열쇠는 대면으로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2차로 직접 검증하는 단계도 거쳐 안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과정에서 또 다른 난관도 있었다. 바로 보험 문제다. 이는 개별 보험사와 접촉해 타운카 전용 보험을 개발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시민의 이동 편의성 높이고… 경제적 부수입까지

 

최 대표는 “이 모델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번다기보다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사업구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사람들에게 좋은 서비스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표는 “1가구당 차가 2대, 3대씩 늘어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특히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전기차는 사람들의 인식이 이동수단이라는 개념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존 소유물 개념에서 누구에게 빌려줘도 거부감이 덜하다는 것이다. 또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보다 구조가 단순해 성능 저하 여지가 적어 장기적으로 공유 차량은 전기차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타운즈는 하남시와도 사업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는 “시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여주기도 하고 일부 차주에게는 경제적 부수입,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서비스로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향후 경기 김포·동탄·광교·위례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신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정 대표는 “모빌리티 사업의 무게감이 크다”며 “작은 스타트업이 처음 출발하다 보니 인력이나 규모 면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직원 모두가 각자 분야의 전문가가 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의 안전, 이웃 간 분쟁을 막는 법, 보험 분야, 서비스 분야 등 다양한 분야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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