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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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4단계 격상 땐 '3인 이상' 금지…모든 행사 ‘올스톱’

결혼식·장례식엔 친족만 참석 가능
스포츠경기 무관중… 종교활동 비대면
재택근무 30%확대·학교 원격수업 권고

교육부, 1학기 일정은 일단 현행 유지
학원강사도 우선 접종대상 포함 검토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의 한 식당에 영업시간과 백신 접종 인원 제한 안내문이 붙여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단계인 ‘4단계 격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후부터 세 명 이상은 한자리에 머물 수 없다.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고,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열린다. 자영업자는 물론 사회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확대 설치하고 대중교통 운행시간을 조정하는 등 방역 강화 조치에 나섰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에 거리두기 체계의 가장 강력한 단계인 4단계 격상 검토를 시사했다. 4단계는 수도권 주간 평균 확진자가 3일 연속 1000명 이상을 기록할 경우 적용된다. 서울의 이날 주간 평균 확진자수는 357명, 수도권은 636.4명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인 4단계가 적용될 경우 사적 모임은 강력하게 제한된다.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방역당국은 “경제활동이 종료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퇴근 후 바로 귀가하는 등 외출을 제한해 집에 머물도록 하는 의미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을 제외한 사업장에서는 30% 재택근무와 시차출근제, 점심시간 시차제가 권고된다. 인원수와 관련 없이 모든 행사는 금지되고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도 허용되지 않는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며 숙박시설은 전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할 수 있다. 예배나 미사, 법회 등 종교활동도 비대면만 허용된다.

 

학교에서는 원격수업이 권고된다. 2학기 전면등교를 추진하던 교육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교육부는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학기 일정을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소화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학기를 앞두고 4단계가 이어질 경우 학생들이 최대한 등교할 수 있는 쪽으로 방역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원강사들을 대상으로 2주마다 선제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학원강사도 우선접종 대상자에 포함하는 방안을 놓고 방역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4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면서 지자체는 느슨해진 방역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서울시는 방역 대책으로 20∼30대 연령층의 숨은 감염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코로나19 대책 발표 브리핑에서 “최근 청년층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청년층이 자주 찾는 장소를 중심으로 선제검사를 확대해 숨은 확진자를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임시 선별진료소를 서울광장·강남역·구파발역 등 25개 자치구별로 1곳씩 추가한다.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도 기존 4곳에서 10곳으로 늘린다. 현재 운영 중인 가락시장·강남역·대치동·홍대입구에 이어 노원·양천구의 학원 밀집가와 이태원·청계광장·구로디지털단지 등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심야시간 이동 최소화를 유도하기 위한 대중교통 운행시간 조정, 병상 확충 계획도 발표했다. 오 시장은 “버스는 8일, 지하철은 9일부터 밤 10시 이후 운행을 20% 감축할 계획”이라며 “불요불급한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정시간대 밀집도가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밤 10시 이후 지하철 혼잡도는 70% 수준”이라며 “일부 증가하더라도 혼잡도 100% 이하인 여유로운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경기 수원·고양시는 학원 종사자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원어민 강사들의 모임을 통해 수도권 내 학원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한 데 따른 조치다. 강원 강릉시는 공무원 확진자가 잇따르자 공무원들의 회식을 전면 중단시켰다. 부산시는 외부 피서객이 몰리는 해운대와 송정 해수욕장에서 4인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방역수칙을 강화했다.


정필재, 이진경, 정지혜 기자, 안동=배소영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