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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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공필칼럼] 디지털 전환이 성공하려면

경제 참여 기회 늘려 새 ‘동력’
빅테크 권력화·칸막이식 규제
체제 전환 과정 위험요소 내포
개인정보 보호 등 대책 마련해야

소위 디지털 전환은 소수에게만 허용되었던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대폭 늘리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체제적인 차원의 전환과정은 전례없는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당연히 디지털 전환이 모두를 위한 기회로 인식되려면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디지털화와 연관된 양극화 심화로 공동체 기반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위험이 커진 데 비해 정부 중심의 대응 여력이 크게 저하된 점이 두드러진다. 성장과 고용, 안보의 기본 목표를 지켜내기도 버겁다. 현실적으로 메타버스까지 등장하면서 파악되기 어려운 위험이 산재해 있는 현상은 불가피하다.

현 대응방식과 유효성의 문제는 지배구조와 데이터, 그리고 규제체계의 문제로 요약 가능하다. 이미 전면적 버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적 완화와 초저금리, 그리고 과도한 정부재정 의존도는 분산 환경에서 중앙화된 지배구조의 낙후성을 반영하고 있다. 게다가 구조 변화 속에서 현재 가용한 지표상의 판단으로는 실상을 놓치기 쉽다. 통계 수집과 분석 방식이 초연결의 현실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합 환경에 뒤처지는 관련 법규의 칸막이식 제약은 대응능력 저하의 직접적 원인이다. 그 결과 모든 영역에 걸쳐 존재감을 드러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독과점 피해를 줄이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결과적으로 경제안보 차원의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문제 파악과 대응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암호자산에 관한 각종 법과 규제체계, 국경 간 거래 관련 각종 기준과 가이드 라인, 그리고 조직 개편을 포함한 지배구조상의 변화는 시급한 상황이다.

최공필 KRM 디지털금융센터 센터장

그중에서도 데이터 역량이 경쟁력의 관건으로 부각되다 보니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관련 사회적 공감대 확보가 절실해졌다. 더 늦기 전에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나 보안 문제에 대한 원칙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은 데이터 3법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시대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과 같은 법적 준비가 미흡하다. 그 결과 디지털 전환의 혜택이 빅테크 주변에 집중되면서 시장 형성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 더욱이 디지털 권력의 집중은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을 통해 절대권력화되므로 지배구조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심각한 위험으로 커나갈 수 있다. 누가 어떠한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가에 따라 사회적 갈등비용이 커지게 되어 자칫 모두의 협조가 필요한 노력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파이를 키우고 안정을 지켜내려면 여러 증상을 제대로 신속히 파악하고 치우침 없이 대처할 수 있는 체제적 차원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주어진 배경과 기초여건에 관련된 차별화를 지양하고 최대한 포용적이며 형평성 있는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배구조, 데이터, 규제체계 전반의 본질적 변화가 요구된다. 민관의 구분 없이 모든 결정에서 주변과 미래에 대한 고려를 존중하려는 사회 구성원 전반의 변화된 자세와 합의가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AI 알고리즘도 목적함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처럼 주변과 미래에 대한 고려를 명시해야 한다. 특정 주체 중심의 통상적인 효율화와 극대화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행히 개방 플랫폼에서의 협업을 가능케 하는 공공 블록체인 기반의 가치 창출은 균형 잡힌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온체인(on-chain) 분석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반드시 필요한 신뢰 기반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된 원칙과 기준은 모든 주체, 특히 온라인상의 탈중앙화자율기구(DAO)의 지배구조에도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 규제 차익의 기회를 줄이고 도덕적 해이를 견제하면서 시장규율을 강화하려면 데이터 측정이나 분석의 틀도 획기적으로 보강되어야 한다. 사후적 기관 중심의 감독규제 기반도 실시간으로 피드되는 데이터를 통해 포괄적 이상징후 탐지가 가능하도록 선진화시켜야 한다. 시장질서를 파괴하거나 상호 존중의 원칙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각종 프로토콜은 동료평가 절차를 강화시켜 자체규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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