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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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군용 모포’ 퇴역하나… 하반기 솜이불 커버 등 시범 도입

육군·해병대 창군 이래 계속 사용
국방부, 조리병 1000명 보강 계획
육군 모 부대 장병들이 2인 1조로 모포를 마주 잡은 채 먼지를 떨어내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육군과 해병대에서 창군 이래 필수품으로 쓰였던 군용 모포와 포단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12일 앞서 지난 9일 열린 민·관·군 합동위원회 산하 장병 생활여건 개선 제2차 분과위원회에서 군용 모포·포단을 일반 이불류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병영시설 분야 개선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공군과 해군은 각각 지난 1974년과 1999년부터 평시에는 상용 이불류를 사용하고 있으나, 육군과 해병대는 유사시 주둔지를 떠나 야외에서 생활하는 특성을 감안해 창군 이래 모포와 포단을 사용했다. 하지만 자주 세탁할 수 없어 위생 문제가 끊이지 않아 일선에서는 상용 이불류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부가 육군 22개 부대 장병 3700여 명을 대상으로 모포·포단을 일반 이불류로 바꾸는 방안에 대해 의견 수렴을 한 결과 응답자의 86%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분과위에 올해 하반기 육군과 해병대에서 각 1개 부대를 대상으로 상용 이불커버와 솜이불을 도입해 시범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모포가 필요하지 않는 사계절용 침낭 개발도 추진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모포와 포단을 상용 이불류로 교체하면 장병들이 모포를 마주 잡고 먼지를 털어내거나 접어서 군장을 꾸리는 모습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조리인력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육군의 현실을 감안해 급양관리관 480명과 조리병 1000명을 보강하겠다고 분과위에 보고했다. 내년부터 취사장 덕트·후드를 전문업체에서 관리하도록 청소용역비를 편성해 조리병 업무 부담을 줄이고, 취사식당 신축 시 이벤트홀 등을 설치해 장병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계획도 밝혔다. 최근 열악한 생활환경 등으로 논란을 빚은 육군훈련소는 2029년까지 7개 연대 전체에 대한 시설개선을 추진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