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묻을 수도권 대체매립지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모가 재차 불발됐다. 앞서 인천시가 2025년 말 폐쇄를 선언한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시한이 4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대안은 안갯속이다.
1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환경부·서울시·경기도 3자 업무위탁을 받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주관으로 지난 5월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한 ‘수도권 대체매립지 재공모’에서 응모 지자체는 한 곳도 없었다. 올해 1∼4월 실시한 1차 공모 무산으로 부지 축소(220만㎡→130만㎡), 매립면적(170만㎡→100만㎡) 감소 등 조건이 대폭 완화됐지만 관심을 끄는 데는 결국 실패했다.
향후 정부는 추가 공모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두 차례 일정 동안 자발적으로 나선 지자체가 없는 만큼 현 상황이 변화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부는 수도권매립지 포화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2026년 종량제쓰레기 직매립 금지와 함께 건설폐기물의 수도권매립지 반입 금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간 환경부 측과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3곳의 단체장은 이번 문제를 풀기 위해 수차례 회동에 나섰지만 각자 입장차만 확인한 채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서울시·경기도의 경우 ‘대체매립지 미확보 때 잔여 부지를 최대 15%(106만㎡)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과거 4자 합의 단서조항에 근거해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인천시는 서구 일대의 환경 피해 등을 강조하며 2025년에 매립지를 반드시 닫겠다는 방침이다. 관내 권역별로 소각시설을 확충하고 영흥도에 자체매립지(에코랜드) 조성 계획까지 발표한 상태다. 재공모 마감 하루 전날에는 입장문을 내 “대규모 지상 매립에 소각시설 등 부대시설까지 집적시킨 매립지를 수용할 지역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면서 “예상된 결과”라고 밝혔다.
이처럼 3개 지자체가 대안 마련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동안에도 수도권매립지 내 묻히는 쓰레기 양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 해 반입량을 제한하는 총량제를 위반한 기초자치단체는 올 상반기에만 7곳으로 집계됐다.
경기 화성시는 총량(4551t) 대비 반입량(1만263t) 비율이 225.5%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총량 대비 반입량 비율이 높은 지자체는 이어 경기 하남시(192.6%), 인천 강화군(117.6%), 서울 구로구(116.1%), 경기 의왕시(104.4%), 서울 강남구(103.0%), 서울 강서구(102.6%)이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해 반입총량제 첫 시행 때에도 할당된 총량보다 많은 직매립 생활폐기물을 수도권매립지에 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지자체별로 할당된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반입 총량은 2018년 반입량의 85% 수준으로 지난해(2018년 반입량의 90%) 첫 시행 때보다 줄었다. 반입총량제를 위반하는 지자체들이 여전하면서 제도 도입 목적인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