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단독] 최우선 방호시설은 쏙 빼놓고 ‘한국형 아이언돔’ 11곳에 배치

北 장사정포 맞설 미군기지
軍 대화력전 수행본부 제외
軍 “재검토”… 오류 인정한 셈
아이언돔에서 발사되는 타미르 미사일. 이스라엘 라파엘사 제공

우리 군 대화력전 수행본부와 210화력여단을 보유한 주한미군 2사단 기지가 북한 장사정포 요격체계인 ‘한국형 아이언돔’ 배치 장소에서 제외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유사시 북한 장사정포를 화력으로 무력화시키는 이들 기지는 최우선적으로 방호가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에서 제외된 배경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형 아이언돔은 청와대와 국방부, 수도방위사령부, 아리수 정수센터 등 11곳에 배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지난달 28일 열린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추진기본전략 논의 과정에서 이를 배치할 장소로 국가중요시설 11곳이 확인됐다”면서 “그런데 정작 북한 장사정포에 맞서는 우리 군 대화력전 수행본부와 주한미군 2사단 등 미군기지들은 제외됐다”고 말했다.

미 2사단에 속한 210화력여단은 한·미가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기에 전환하더라도 한강이북 잔류에 합의했다. 그만큼 중요 전략자산이란 의미다. 평택기지 등 다른 주한미군 자산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군 당국은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아이언돔 미사일

소식통은 “방추위에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다 한국형 아이언돔 소요와 배치지역 문제를 다시 검토한다는 내용을 ‘부기’(附記)하는 조건으로 아이언돔 사업추진기본전략을 통과시킨 것으로 안다”며 “결과적으로 군 당국의 전력 소요 제기와 검증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합참은 이날 “방추위에서 나온 (소요와 배치지역) 의견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는 가능하다. 다만 구체적인 전력운용계획에 대한 설명은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