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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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주민들 "곰 탈출·코로나로 밖에 안 나가"...탈출 9일째, 반달곰은 어디에?

용인시, 환경부, 경기도,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들이 지난 8일 반달가슴곰 2마리가 탈출한 용인의 한 곰 사육농장을 살펴보고 있다. 1마리는 지난 6일 탈출 당일 사살됐고, 1마리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사육농장을 탈출한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사살됐지만 다른 곰의 행방은 9일째 묘연한 상태다.

 

15일 중앙일보는 지금까지 동물원이나 사육장을 탈출한 동물들은 대부분 하루 만에 생포되거나 사살됐지만 나머지 한 마리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달아난 곰은 40~50㎏의 3살 된 곰으로 암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시는 사라진 곰을 찾기 위해 사육 농장 인근을 매일 수색 중이다. 달아난 곰이 사육장에서만 자란 만큼 멀리 가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곰과 함께 탈출했다가 사살된 다른 곰도 사육 농가에서 4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곰들이 탈출할 당시 계속 비가 내린 탓에 발자국 등 흔적이 사라져 잡지 못한 곰이 어느 방향으로 도주했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동물보호단체 등의 항의로 탈출한 곰을 생포하기로 결정하며 추적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용인시 등은 곰을 찾기 위해 무인트랩 3대와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오소리만 잡혔다. 열화상 카메라에도 탈출한 곰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반달가슴곰 전문기관인 국립공원공단 남부보전센터 연구원까지 투입됐지만 곰은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의 취재를 통해 “탈출한 두 곰이 함께 이동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 마리만 잡히고 다른 곰은 흔적도 찾을 수 없으니 우리도 답답하다”고 전했다.

 

현재 용인시와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조심스럽게 수색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반적인 곰의 행동반경 반경은 1~2㎞지만 번식기엔 짝을 찾아 10㎞를 이동하는 경우도 있어 이 곰이 사육 농장 주변이 아닌 더 멀리 달아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한 전문가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육농장의 우리에서 자란 곰이라 멀리 가진 못했을 것 같긴 하지만 곰도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탈출 이후 놀라 정신없이 다니다가 행동반경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찾아도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으면서 당초 사육농장에서 탈출한 곰이 한 마리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발견된 흔적도 이미 사살된 곰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농장주는 “탈출한 곰은 두 마리”라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시는 한 마리가 탈주 중이라는 전제로 포획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곰 탈출 이후 사육농장 인근 주민들은 자발적인 은둔 생활에 들어갔다. 되도록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주민은 중앙일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곰 문제까지 겹치면서 밖에 나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탈출한 곰을 키우던 사육농장은 2012년에도 2차례나 곰이 도망친 전력이 있다고 한다. 60대 주민은 “지금까진 곰이 일찍 잡혔는데 이번은 오래 걸리는 것 같다”며 “날이 더워서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밭일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곰 때문에 밖에 나오기가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중앙일보는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가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결과 달아난 곰은 작은 개체라 위험성이 크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여름 산은 곰의 먹이가 될 만한 것이 없어서 곰이 민가나 밭으로 내려올 우려가 있어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곰을 목격할 경우 가까이 가지 말고 즉시 시청 환경과(전화 031-324-2247)로 신고하라고 당부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