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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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는데…” 라고 한 여론조사업체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섰다고?”

 

지난 13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정치권이 깜짝 놀랐다. 대선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이긴 해도 윤 전 총리를 앞섰다는 결과다. 이 전 대표 43.7%, 윤 전 총장 41.2%. 여권과 야권 1강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 전 총장에 한참 뒤처진 지지율의 이 전 대표가 윤 전 총리와 양자대결에서 처음으로 앞선 것이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상승세를 탄 건 분명하지만 단숨에 윤 전 총장까지 체친 지지율은 예상 밖이었다. 이 전 대표 측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후보는 이재명)’ 분위기를 깨뜨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한껏 들떴을 게 분명하다.

 

여론조사에 관심있는 이들의 눈길은 여론조사기관으로 쏠렸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지지율이 크게 다르게 나오는 탓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매주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보다 추세를 살피는 데 더 신경을 쓴다.  

 

‘이낙연, 가상 양자 대결서 윤석열 처음으로 앞서’라는 기사들을 쏟아내게 한 여론조사기관은 바로 윈지코리아컨설팅이다.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6~27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자동응답)를 했더니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 전 대표 43.7%, 윤 전 총장 41.2%로 나왔다는 것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윈지코리아컨설팅은 지난해 11월부터 아시아경제와 함께 2022년 대선 직전까지 격주로 대선 여론조사를 해오고 있다. 2004~2007년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여론조사담당 행정관을 지낸 박시영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재명 캠프나 윤석열 캠프 측에서는 다른 여론조사 흐름과 달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모습이다. 

 

박 대표는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에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그는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물간 유** 시사평론가 등 몇몇이 아시아경제·윈지코리아 조사결과에 시비를 걸고 있다. 휴대폰 가상번호 조사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갖추고 입을 열라. 조사는 조사다. 거기에 무슨 대표의 정치성향이 개입된다는 말인가”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의 머리속에는 여론조사를 조작할 수 있다고 상상하나 보는데, 무지의 소치다. 궤변이다. 자신들이 좋아하고 지지하는 후보들의 여론조사결과가 좋게 나오면 당연시하며 반기고 그 반대 결과가 나오면 믿지 못하겠다? 세상 참 편하게 산다.”고도 했다. 그는 그동안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줄곧 우세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만한 빌미는 그가 스스로 제공했다는 지적이 많다. 그는 지난 8일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에 앞서고 이 전 대표가 동률이라는 NBS 전국지표조사 결과를 페이스북에 올려 “윤석열 지지율 하락이 가파르다”면서 “힘내라 윤석열!! 이렇게 외처야 되나?? 이 양반,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는데.... 허허 참”이라고 적었다. 스스로의 정치적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그는 지난 4·7 보궐선거 때에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투표참관인들이 봉투에 넣을 때 대충 본다. 얼핏 도장이 나온다”면서 “민주당 강북 의원들과 통화해보니까 ‘우리가 이긴 것 같다’고 다수가 전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적 있다.


박희준 기자 july1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