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날(17일) 광주를 찾아 5·18 유족에게 사과했다.
5·18유족들은 “우리를 만나지 않고 뒷문으로 빠져나갔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은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복원실무협의회 복원 지킴이 회의실에서 오월어머니회와 차담을 나눴다.
오월어머니회 추혜성씨(63)는 “지난해 지방 검찰청 전국 순회 두 번째 일정으로 광주 고등·지방검찰청을 찾았지 않았냐”며 “그때 오월에 대한 생각을 들으려고 몇 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우리를 만나지 않았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그간 정치적으로 비칠까봐 뵙질 못했다”며 “작년 6월이었던 것 같은데 살피질 못해 죄송하”고 사과했다.
윤 전 총장이 광주 고등·지방검찰청을 찾았던 것은 지난해 6월이 아닌 2월20일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마음을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고 연거푸 사과하며 “자유·인권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정신은 광주를 떠나 국민적, 전 세계적 가치로 받아들여야 생각한다.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이야기하면 현 정부와 문제가 될까봐 공직 때 자제하느라 못 뵀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 번영과 통합, 밑거름이 되도록 크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어머니는 “옛 전남도청 복원을 기다리는 농성을 시작한 지가 오늘로 1775일째다. 오월정신의 중요성을 절절히 느끼고 계신다니 행보를 지켜보겠다”며 “지금부터라도 오월의 역사와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해 2월20일 오월어머니회는 지방 검찰청 순회 중인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오월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피켓을 들고 견해를 물었지만, 윤 총장은 답변하지 않고 승용차에 올랐다.
오월어머니들이 차량을 막고 항의했지만 법원과 검찰 직원 등이 이를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