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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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전체 승조원의 82% 감염… 파병사상 초유의 사태

19일 추가 확진자 179명 대거 발생… 누적 확진자 247명
문무대왕함. 연합뉴스

함정 내 집단감염이 확인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19일 추가로 대거 확진자가 발생, 전체 승조원의 82%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거의 모든 승조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사상 유례 없는 군 집단감염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기준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179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47명이 됐다.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로 통보받았다고 합참은 전했다. 전날까지는 68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지난 15일(집계일 기준) 최초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현지 보건당국에 의뢰한 전수검사 결과 전체 승조원 301명 가운데 82.1%가 양성으로 확인된 것이다. 코로나19 잠복기와 승조원 전원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할때 음성 및 판정 불가 인원들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합참은 전날 승조원 1명이 어지러움(경증)을 호소해 현지병원 외진 후 추가로 입원함에 따라 입원 환자는 총 16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입원환자 중 중증환자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증상이 심한 1명을 집중 관리 중이다. 중증환자도 군 수송기로 후송이 가능할 것으로 의료진이 판단했다는 게 합참 설명이다.

 

이번 청해부대 집단감염 규모는 최근 110여 명이 확진된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작년 2월 군내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최대 규모다.

 

군 당국으로선 이미 지난 4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에서 승조원의 약 39%가 감염되는 사태를 겪고도 초기 늑장대응과 방역조치 미흡으로 함정 내 집단감염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방부와 합참은 이번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파병부대 운용 매뉴얼과 지침에 감염병 위기관리 및 대응 절차 등을 마련하고, 미진한 부분은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4진 전원의 조기 귀국을 위해 18일 오후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2대를 아프리카 해당 지역으로 급파했다. 사진은 수송기에 청해부대 34진과 대체인력이 사용할 의무 및 각종 물자가 적재되는 모습. 국방부 제공

‘오아시스 작전’으로 명명된 사상 초유의 귀국 작전은 이미 시작됐다.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전날 200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을 태우고 현지로 출발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순차적으로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경구(준장)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수임무단은 해군 148명, 공군 39명, 의료진 13명 등 약 200명으로 구성됐으며, 전원 유전자 증폭(PCR) 검사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백신 접종도 완료했다.

 

이 가운데 해군 148명은 현지 도착 후 방역조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청해부대 34진과 비대면 인수·인계 절차를 거쳐 문무대왕함을 인수해 국내로 복귀한다. 수송기 이·착륙과 함정 인접국 접안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청해부대 34진 부대원들은 한국시간으로 이르면 20일 오후 늦게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조원들은 입국 직후 곧바로 격리·치료시설로 이송될 예정이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