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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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대통령 되려나” 심상정, 윤석열 ‘주 120시간’ 발언 비판

“주 5일, 하루 24시간,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과로사한 시민 약 300명”
정의당 심상정 의원(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현 정권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실패한 정책이라 규정짓고, 필요하다면 주 120시간 근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이분이 칼잡이 솜씨로 부패 잡는 게 아니라, 이제는 사람 잡는 대통령이 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주 5일 동안 하루 24시간씩, 120시간 일하면 사람 죽는다. 이게 말이나 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 의원은 “시민들도 얼마나 황당무계했으면 ‘본인부터 직접 체험해보라’는 댓글을 달고 있다”면서 “하루 16시간씩 미싱을 돌려야 했던 전태일 열사의 시대에도, 120시간 노동을 정치인이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제아무리 기업의 본질이 이윤추구라고 해도, 사람 목숨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그래서 대한민국 헌법 32조는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의 역할은 기업의 탐욕으로부터 일하는 시민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대한민국은 자타공인 과로 사회”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장시간 노동을 하는 국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이 1967시간으로, 연간 1386시간 일하는 독일의 1.5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5년간 산재 과로사 신청 건수는 9964건,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300명 가까운 시민들이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 정말 선진국 국민 대우를 받고 있는가”라며 윤 전 총장을 향해 “대선 주자라면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부터 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