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자고 있던 16세 연하 남자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3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유족 측이 “고인과 가해자는 이미 헤어진 사이였다”고 주장하며 엄벌을 호소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주 원룸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달 6일 일어난 전주 원룸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친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국민청원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해자의 진술만 듣고 올라 온 기사들을 보면 2020년 8월부터 최근까지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2020년 8월부터 10월까지 한 달 반 정도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애하는 그 한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동생은 행복했다기보다는 힘들었다고 한다”면서 “여자의 집착이 심했고 연락이 안 되면 수시로 집을 찾아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살아생전 동생이 지인들에게 ‘집에 가기 싫다’, ‘가해자가 말도 없이 찾아온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는다’, ‘너무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집착과 스토킹에 지친 고인은 가해자에게 헤어지자고 했으나, 헤어진 후에도 7개월간 집착과 스토킹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또 청원인은 “사건 당일도 동생이 연락이 안 되고 전화를 받지 않자 화가 난 여자가 동생 집을 찾아갔고, 잠든 동생 모습을 보고 난 후 무슨 생각을 하고 전화를 했는지 아직도 의문이지만 동생 핸드폰에 자기 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동생을 살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끝으로 그는 “헤어졌음에도 ‘번호가 저장돼 있지 않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술에 취해 잠든 제 동생을 어떻게 흉기로 30회 이상 이상을 찔러 죽일 수 있는지 납득이 안되고 화가 나고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제 친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꼭 풀어주고 싶다. 가해자가 엄중히 처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A(38·여)씨는 지난달 6일 오전 11시 16분쯤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한 원룸에서 자고 있던 B(22·남)씨를 흉기로 34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최근 열린 재판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술에 취해 있었다고 해서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유족과 합의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오는 8월 11일 재판을 다시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