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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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조건 속 도쿄올림픽 개막… 태극전사 선전 기원한다

[올림픽] D-2일 해 질 무렵의 메인 스타디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도쿄올림픽 개막식을 이틀 앞둔 21일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으로 사용될 일본 국립경기장 너머로 해가 저물고 있다. 이날 도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천832명이 보고됐으며 코로나19 확산 와중에 대회를 강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2021.7.21 sewonlee@yna.co.kr/2021-07-21 18:57:4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제32회 하계올림픽이 전세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림픽 역사상 처음 1년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오늘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한국을 포함한 206개국 1만10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해 33개 종목에서 339개의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룬다. 선수 232명, 임원 122명 등 354명 규모의 선수단을 보낸 한국은 금메달 7개 이상을 따내 5회연속 종합 10위 안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4년 동안 선수들이 쏟은 땀을 생각하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걱정도 많다. 전세계인들이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지구촌 축제가 코로나19 확산 탓에 전 경기의 96%를 무관중으로 치르게 된다. 수도권 바깥의 일부 지역에서만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 올림픽 선수촌에서는 거의 매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조직위가 선수단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대한민국 선수단에 대한 자체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올림픽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개막식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급 인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오윤엘덴 몽골 총리 등 15명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곤두박질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했지만 일본인 상당수는 여전히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한다.

올림픽 정신은 악재 속에서 더 빛나는 법이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 삼아 불굴의 투지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주는 경기는 TV를 지켜보는 78억 지구촌 가족에게 큰 감동을 줄 것이다. 도쿄올림픽 슬로건은 ‘감동으로 하나 되다’이고 올림픽행사의 전체 주제가 ‘전진’인 만큼 도쿄올림픽 기간만이라도 갈등과 대결을 피하고 화합과 공존의 정신을 되새긴다면 지구촌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4년 동안 메달을 따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부었다. 나보다 땀을 더 흘린 선수가 있다면 기꺼이 금메달을 양보하겠다”고 한 태극전사들의 말처럼 한국 선수단은 그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둬 메달을 목에 건다면 폭염과 코로나19에 시달리는 국민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설령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도 승패에 관계없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