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에서도 ‘골든 슬램’이 나올 수 있을까.
이번 2020 도쿄올림픽 테니스에서는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윔블던을 이미 석권한 그에게 남은 건 올림픽과 US오픈뿐. 골든 슬램은 한 해에 4개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야만 얻을 수 있는 호칭이다. 지금껏 남자 테니스 선수 중 골든 슬램을 달성한 사람은 없다. 테니스 역사를 통틀어 1988년 ‘테니스 여제’ 슈테피 그라프(독일)만이 달성한 기록에 조코비치가 다가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코비치는 최근 진행한 국제테니스연맹(ITF)과의 인터뷰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상태가 좋다”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는 토너먼트를 거듭할 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는 타입이기 때문에 내 자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올해 초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프랑스오픈, 윔블던까지 3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모조리 휩쓸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그 어느 때보다 우승 확률이 높다. 조코비치와 함께 남자 테니스 ‘빅3’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9위·스위스)과 올림픽에 불참하기 때문. 도미니크 팀(6위·오스트리아)과 데니스 샤포발로프(10위·캐나다) 등도 이번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는다.
조코비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 뒤로는 올림픽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3·4위전에서 후안 마틴 델 포트로(33)에게 패해 동메달을 놓쳤고, 2016 리우올림픽에선 또 다시 포트로에게 1라운드에서 덜미를 잡히며 올림픽을 마감했다.
조코비치는 “이전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는 긴장이 됐다”면서 “하지만 내가 세르비아를 대표하고, 세르비아 올림픽팀을 위해 경기한다고 생각하니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조코비치의 올림픽 첫 여정은 우고 델리엔(28·볼리비아·139위)과의 맞대결이다. 경기는 24일 오전 11시에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