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한 사람을 해당 음란물을 소지한 행위까지 별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음란물 소지죄까지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청소년 고민 상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여성 청소년인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성 관련 대화를 나눴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대화 내용 등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했고, 성 착취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전송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에게 청소년성보호법 관련 음란물 제작·배포, 유사성행위, 강제추행, 음란물 소지 혐의 등을 인정해 징역 7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정보 공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 등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한 자가 그 음란물을 소지하게 되는 경우 음란물 소지죄는 음란물 제작·배포죄에 흡수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A씨에게 음란물 소지죄까지 물으려면 A씨가 제작·배포한 음란물 외에 다른 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해야 하는데 원심이 이를 살펴보지 않았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