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취임 1년을 맞는다. 그간 큰 문제 없이 애를 썼다는 평가를 받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남북관계 경색 등의 문제로 두드러진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남는다.
오는 27일 취임 1년을 맞는 이 장관이 취임한 지난해 7월은 북한이 국내 일부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며 남북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됐던 시기다.
그 때 부임한 이 장관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창의적·주도적으로 풀어내고 남북 간 신뢰를 회복시키는 것이었다.
이 장관은 취임 직후 물물교환 형태의 ‘작은교역’ 등 다양한 정책 구상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려고 노력했다.
또한 지난해 여름 홍수와 태풍,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북 지원 수요가 생길 때 북한에 소통 재개를 촉구하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특히 한반도 정세의 최대 변수였던 미국 정권 교체기 때 이 장관은 기존 남북과 북·미 합의 계승 메시지를 꾸준이 강조했고,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훈련 규모와 방식을 조정하는 ‘지혜롭고 유연한 판단’을 당국에 촉구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시각도 공존한다. 우리 정부의 손길에도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보건 협력을 비롯한 각종 교류협력, 이산가족 상봉 등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혀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게다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같은 비판 흐름으로 통일부 폐지론을 주장해, 이 장관의 역할과 성과의 한계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는 2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박 원장도 이 장관과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박 원장은 취임할 때 “교착상태인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국내정치 개입 우려 불식과 국정원 개혁을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원장이 언급한 과제는 여전히 미결 상태다. 남북관계는 여전히 경색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중립 부분도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현재 진행형이라는 평이다.
아울러 국정원법 개정은 성과이지만, 개정된 법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안보공백 없이 대공수사권을 이관해야 하는 부분도 남은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국정원법 개정으로 대공수사권은 3년간 유예 후, 2024년 1월 경찰에 이관된다.
아울러 국정원의 사이버안보 역량 강화와 산업기술 해외유출 방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원장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국정원이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은 총 18건이며, 이 중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건이 8건으로 나타났다. 피해 추산이 가능한 17개 기업 등에서 추산한 피해 예방액만 5조299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