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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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 “윤석열, 지지율 높이려 ‘기승전 반문’ 얄팍한 꼼수”

“윤 전 총장은 이미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린 사람” / “임명권자를 배신하고, 헌법정신을 어겼는데 국민도 배신하지 않겠는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대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2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드루킹 댓글조작에 문재인 대통령 연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기승전 반문(反文)’으로 지지율을 올리려는 얄팍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재명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입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듣기 거북하다. 반짝 인기를 등에 업은 그가 지지율이 떨어지자 대통령 흔들기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이미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린 사람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검찰총장으로 임명해 준 문재인 대통령과 측근들을 특수기획 수사를 하고, 검찰총장 직을 떠나자마자 정치에 가담했다”며 “이런 윤 전 총장이 민주주의의 수호자 행세까지 자처하고 있다. 법과 원칙을 새털처럼 여긴 그가 법치와 공정을 내세우고 있으니, 우스운 블랙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공감하는 국민은 없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임명권자를 배신하고, 헌법정신을 어겼는데 국민도 배신하지 않겠는가”라며 “수사하고 사람 잡아넣는 일로 평생을 살아온 윤 전 총장이 주권자를 지켜내겠는가. 공격적 언사에서 윤석열식 정권교체가 몰고 올 '보복의 피비린내'가 우려된다”고 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공모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여론조작을 지시하거나 관여했을 거라는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이라며 특검재개를 요구했다.

 

윤 전 총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여론조작의 유일한 수혜자인 문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변명조차 못하면서 남의 일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답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이게 비서 김경수가 책임질 일이냐”고 반문했다.

 

윤 전 총장은 “김정숙 여사가 과거 ‘경인선에 가자’고 말하는 자료화면들이 남아있고 고위공직인 총영사 자리가 실제로 흥정하듯 거래된게 드러났다”며 “문 대통령 본인이 여론조작을 지시하거나 관여했을 거란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천신만고 끝에 말단 실행자들의 책임만 간신히 물은 것인데 이것은 진실규명과 단죄의 출발점일 뿐”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특검과 국민심판으로 진짜 책임자와 공범에게 책임자를 물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일단 허익범 특검에게 진짜 책임자와 공범을 수사할 수 있도록 특검 활동을 연장재개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한 재판 동안 공소시효는 중단됐다”며 “이제 진짜 책임을 물을 시간도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그러면 또 그럴 것이기 때문”이라며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공작에 대한 진상규명과 진짜 책임자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루어지지 않고 대충 넘어가면, 이번 대선에서도 똑같는 여론조작이 자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알다시피 저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오랫동안 탄압을 받았다”며 “제가 모든걸 잃으면서도 그 사건을 수사한 것은 선거에서 여론조작을 막는것이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대선에서 패배한 문 대통령이 재기해 결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로 보는 분들이 많다”며 “그런 문 대통령 자신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국정원 댓글사건보다 훨씬 대규모의, 캠프 차원 조직적 여론조작이 자행된 것이 최종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