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법률지원 등을 하며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광화문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문제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계속 면담 요청을 했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26일 TBS라디오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박 의원은 “(오 시장과)통화라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조율이 안 되더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주말간 광화문 기억공간 현장에 있었다는 박 의원은 유가족의 입장에 대해 “철거를 막거나 또는 방해하거나 또는 반대한다, 이런 입장은 아니다”라며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가 끝난 다음에 세월호 관련된 추모나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야기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아실지 모르겠지만 서울시 조례 중에는 세월호 추모 관련된 조례가 있다”며 “서울시장이 세월호 관련된 추모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되는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례상으로도 기존 서울시와 얘기했던 내용대로라도 광화문 공사 이후에 어떤 대안적인 계획들을 내놔야 되는데 그런 것들을 전혀 안 내놓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걸 이야기를 하자는 것들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서울시 의회 의원들이 간접적으로 확인해 본 바로는 오세훈 시장 역시도 현장에 나오는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철거해야 된다는 입장인 것이고 그 이후의 대안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전했다.
이에 서울시는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이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존치하기로한 가설 건축물에 불과하고 오는 8월 초부터는 광화문 조성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하기때문에 해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나아가 “전임 시장 때부터 구상된 계획이고, 앞으로도 그 계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세월호 기억공간 역시 다른 장소로의 이전 설치나,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 후 추가 설치는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광화문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작은 가설 구조물을 넘어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할 것”이라며 “지자체 차원에서 가능한 힘을 다해 매뉴얼이 작동하는 안전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일정이 예정대로 추진되어 조속히 시민 모두의 광장으로 재탄생 할 수 있도록 기억공간 철거에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이날 오전 7시20분쯤 철거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들고 기억공간을 찾았다.
김 총무과장은 “가족들에게 전시물 이관과 반출 협조를 요청하는 문서를 갖고 왔는데 안 받겠다고 하니 공문 요지를 구두로 말했다”며 “저희들은 오늘 중으로 철거한다는 방침이지만 최대한 몸싸움 없이 원활하게 (철거) 되도록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정됐던 행정 처리를 지금 시점에서 뒤엎을 수는 없다”며 “오늘은 철거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철거해야겠지만 가급적 이해와 설득을 통해서 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기 때문에 추가로 오는 것은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