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금속 인공 뼈(임플란트)를 활용해 뼈암(골종양) 절제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이 국립암센터 박종웅 교수팀, 경상대 성효경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3D 프린팅 티타늄 임플란트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뼈암은 주로 팔이나 다리뼈에 생기는데, 정형외과적 수술로 종양부위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쓴다.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뼈를 충분히 절제하고, 복잡한 수술을 거쳐 표준화된 금속 임플란트를 심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암이 침범하지 않은 고나절도 암과 거리가 가까울 경우 함께 절제하고 인공관절로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맞춤형 3D 프린팅 임플란트 설계와 제조 기술로 문제를 해결했다.
환자의 다리뼈 중 암이 침범한 부분만 최소 절제하고, 무릎 관절은 그대로 보존해 보행 기능을 최대한 회복하도록 돕는 3D 프린팅 인공 뼈를 설계해 만들었다.
인공 뼈 재료로는 생체 적합성이 뛰어난 티타늄 합금(Ti-6Al-4V)을 사용했으며, 금속 3D 프린팅 방식 중 하나인 전자빔 융용 기법(EBM·Electron Beam Melting)으로 맞춤형 인공 뼈를 찍어냈다.
전자빔 융용 기법은 합금 분말을 전자빔으로 녹여 인공 뼈 모양을 잡는 방식이다.
연구진이 만든 3D 프린팅 인공 뼈는 환자 맞춤형·일체형으로 제작돼 수술 시간과 회복 시간을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연구팀은 환자 보행 시 하중과 재료 미세 구조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안정적으로 오래 쓸 수 있는 3D 프린팅 인공 뼈 구조를 찾아냈다.
제1 저자인 국립암센터 근골격종양클리닉 박종웅 교수는 “이번 연구로 역학적으로 가장 악조건에 노출되는 하지의 장골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이뤄져, 향후 어떤 부위의 임플란트라도 기계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정임두 교수는 “단순히 3D 프린팅 프로토타입을 제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의료 산업 분야에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좋은 실증 연구”라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서 출판하는 의료 제조 분야국제 학술지인 ‘바이오-디자인 앤드 매뉴팩처링’(Bio-Design and Manufacturing)에 6일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암센터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