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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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가로등에 밤늦게까지 ‘맴맴’… ‘매미 1마리당 100원’ 알바까지

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여름 되풀이되는 매미 울음소리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매미 울음소리로 인한 민원은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아파트 밀집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공원과 단지내 가로등 등 낮과 같은 밝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해가진 후에도 매미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지역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매미 잡기 알바를 구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자는 “저희 집 앞 매미좀 잡아 주세요. 마리당 100원씩 지급합니다. 시끄러워 잠을 못 잡니다”라고 하소연했다.

 

도심지역의 경우 매미의 천적인 새나 말벌, 사마귀, 거미 등이 없어 인근에 야산이나 자연생태계가 인접한 외곽지역에 비해 매미의 개체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매년 폭염이 되풀이될 경우 매미의 번식 환경과 짝짓기 기간에도 영향을 미쳐 도심지역 매미 개체 수는 더욱 늘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단지와 인도 곳곳에 떨어져 있는 매미 사체와 탈피 껍데기도 골칫거리다.

 

일산동구 백석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 요구에 아침마다 죽은 매미들을 치우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혼자 있는데 집 안에 매미가 들어와 무서우니 치워 달라’는 전화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시청과 소방서에도 민원을 넣고 있지만 관공서가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에는 장마가 길어 매미 관련 민원이 적었지만 올해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매미를 처리해 달라는 민원이 종종 접수된다. 그러나 ‘조금만 참자’는 의견도 많고, 생태계의 한 현상인 만큼 시가 나서서 퇴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