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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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특혜” 부동산 4채에도 과거 노영민·김의겸 조롱했던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 사퇴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1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사장 후보에서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SH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하다”고 적었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4채를 보유해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펴는 공기업 사장 자리에 부적절하다는 자격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주택 보유 문제가 제기됐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김 후보자는 남편과 공동 명의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13억2800만원)와 서초구 잠원동 상가(1억1526만원)를, 남편 명의로 부산 금정구 부곡동 아파트(9600만원)와 부산 중구 중앙동 오피스텔(7432만원) 등 부동산 4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SH 사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제 연배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오르며 자산이 늘어나는 등 일종의 시대의 특혜를 입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후보자는 “국민께 사과한다”며 “부산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매각하겠다”고 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2채를 즉시 매각하겠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내로남불”이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해왔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해 7월 당시 보유한 두 채 중 충북 청주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서울 반포 아파트를 놔두겠다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청주 집보다 반포 집이 낫고, 반포 집보다 청와대가 낫다는 것이냐”며 “2주택일 때 싼 주택을 먼저 파는 것도 절세 전략이긴 하다. 깊은 뜻과 계획을 몰라주니 당황하셨겠다”고 질타한 바 있다.

 

또 그는 지난 2019년 12월 투기 논란을 빚은 흑석동 상가 건물을 매각하고 남은 차액을 기부한다고 밝힌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에게는 “온갖 변명으로 구차하게 버티다가 청와대를 쫓겨난 인사가 투기로 번 돈을 기부하겠다고 한다. 황당하고 기가 막혀 할 말을 잃게 만든다”고 비꼬았다.

 

한편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지난달 30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다주택자인 김 후보자로 지명한 결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서민주택 공급 책임자에 다주택자를 임명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3주택자인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됐을 당시 김 후보자가 강하게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정작 본인(김 후보자)이 4주택자였다면 어이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오 시장이 그걸 알고 임명을 추진했을 리는 없지만, 뒤늦게 그런 사실이 밝혀졌으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기존 주택을 매각한다고 그 잘못이 해소되는 게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홍 의원은 “(오 시장은) LH 광풍으로 당선된 서울시장”이라며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시라”라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