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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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산과학원 독도수산연구센터, 동해 수심 1000m 수온 0℃서 심해오징어 촬영

동해 수심 1000m에서 촬영된 심해오징어.국립수산과학원 독도수산연구센터 제공

우리나라 동해 수심 1000m에서 유영하던 심해오징어가 국내서 첫 촬영돼 눈길을 끈다.

 

1일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수산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동해 심해수산자원조사에서 ‘심해 관찰용 수중카메라’를 이용, 수심 1000m (수온 0℃)에서 심해오징어 등 다양한 생물들을 영상에 담는데 성공했다.

 

이 심해오징어는 길이 약 30cm로 일반 살오징어와 유사한 외형을 보였지만 다리가 더 굵었으며, 출수공을 통해 물을 내뿜으며 자유자재로 유영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수심 700m에서 갈고리흰오징어가 유영하는 모습, 500m에서는 청자갈치, 300m에서는 난바다곤쟁이 무리도 함께 포착됐다. 또한 심해생물들의 중요한 먹이가 되는 마린 스노우(marine snow)가 내리는 영상 등 심해의 다채로운 수중환경영상이 확보됐다. 

동해 수심 500m에서 촬영된 청자갈치

마린 스노우란 바다 상층부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사체나 배설물이 심해에서 눈처럼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독도수산연구센터는 동해 깊은 수심에서 살고 있는 수산생물의 분포 및 서식환경 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올해 초 ‘심해 생태계 관찰용 수중카메라 운용시스템’을 개발, 지난 6월 조사 때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동해 수심 700m에서 촬영된 갈고리흰오징어

이 시스템은 20∼40㎏의 프레임에 탈부착이 가능한 카메라(약 5㎏)를 탑재한 것으로 추(무게)를 조절하면 수심 2000m까지 촬영이 가능하다. 

 

특히, 이 시스템은 고가의 장비이면서도 전문 인력이 필요한 ROV(무인심해잠수정)에 비해 높은 가성비와 심해의 수중영상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동해 수심 300m에서 촬영된 난바다곤쟁이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그간 심해 수산자원은 어획시험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해 왔지만 이번에 개발한 ‘심해 관찰용 수중카메라 운용체계’는 심해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과 수중환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줬다”며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시켜 우리나라 심해 생물자원의 분포와 서식환경을 규명하는 등 관련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말했다. 


울릉=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