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윤석열 측 “부정식품, 불량식품과 달라… 앞으로 오해 유발 단어 안 쓰겠다”

‘부정식품 발언’ 두고 與 공세… 尹 “어이없다” 일축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신지호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정식품 선택의 자유’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부정식품과 불량식품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을 맡은 신 전 의원은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낙연·정세균, 국무총리까지 하신 두 분이 부정식품과 불량식품도 구분 못하고 ‘불량식품 먹어도 된다’ 이런 식으로 왜곡해 비난하고 계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전 의원은 “부정식품이란 봉지에는 300g이라 표시했는데 내용물은 한 20g 모자라거나, 겉에는 몸에 좋은 무슨 성분이 들어있다 해놓고 실제로는 그게 덜 들어있다든가, 그러니까 인체에 해롭지는 않으나 법적인 기준에서 보면 부정이라고 판단되는 식품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정식품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오히려 접근할 기회도 봉쇄하는 것 아닌가. 이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며 “부정식품을 불량식품으로 의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악의적으로 왜곡해 비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전 의원은 “앞으로는 그렇게 오해를 유발할 단어와 표현은 안 쓰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검사 시절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에 감명을 받았다며 “프리드먼은 그것(퀄리티)보다 더 아래라도, 완전히 먹어서 사람이 병 걸리고 죽는 것이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그 (퀄리티) 아래라도 없는 사람은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인터뷰 공개 당시 기사화되지 않다가 전문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뒤늦게 논란이 됐다.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발언을 두고 여권 인사들은 빈부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도 차별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냐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태가 의심스러운 음식을 선택할 자유를 준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지적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불량후보다운 불량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자유주의 경제학의 관점에서 단속 기준을 과도하게 높여 처벌하는 것은 저소득층의 선택권을 축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취지였다며 “어이없다”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각종 행정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검찰 재직) 당시에 책을 인용해 (단속하지 말자는) 논리를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건강과 직결되지 않는데 기준을 너무 높이고 단속하고 형사처벌까지 나아가는 것은 검찰권의 과도한 남용이 아니냐는 게 평소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