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까지 3명 나왔다. 특히, 이 중 2명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확진된 ‘돌파 감염’ 사례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자 1명은 해외 여행력이 없는 40대 남성이다. 증상을 느껴 검사한 결과 지난달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족과 직장 동료 등 접촉자 중 아들 1명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들은 별도 변이 분석 없이 역학적 연관이 있는 델타 플러스 감염자로 분류됐다. 감염경로는 조사 중이다. 개별 사례에서 델타 플러스가 발견되면서, 지역사회에 해당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감염자는 50대 남성으로, 미국을 방문했다가 지난달 23일 귀국 후 검사에서 확진됐다.
두 감염자 모두 국내에서 지난 5월 말 2차까지 AZ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둘 다 특별한 증상은 없다고 한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지난 6월 인도 보건당국의 보고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59개국에서 1만4270건이 확인됐다. 방대본은 델타 플러스 변이의 전파력과 백신 회피력이 기존 델타 변이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델타 플러스 변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백신의 중화능을 2.7∼5.4배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3.6∼7.4배 감소)와 비슷하며, 남아공발 베타 변이(4.6∼6.7배 감소)보다 조금 낮다.
델타 변이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 최근 1주(7월25∼31일) 새로 확인된 국내 주요 변이 감염자는 2109명으로, 이 중 델타 변이가 91.5%(1929명)를 차지했다. 국내 델타 변이 검출률은 61.5%로,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델타 변이에 의한 돌파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기준 돌파감염 사례는 전체 접종자의 0.018%인 1132명이다. 변이 분석이 완료된 243명 중에는 델타 128명, 알파 21명, 베타가 1명이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점유율이 상승할수록 방역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플러스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파력은 델타 변이에 못지않고 치료제와 백신을 회피하는 능력도 클 것으로 추정돼 확산한다면 방역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개발된 백신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내는 만큼 백신 접종도 중요하다. 이날 오전 10시20분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2000만4714명으로 전 국민의 39.0%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변이의 높은 전파력에도 백신은 감염을 예방할 뿐 아니라 중증을 예방하고 사망 가능성을 명백히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믿을 건 백신뿐… 정부, 전국민 70% 접종 속도
코로나19 4차 유행을 안정화하고 변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건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뿐이다. 정부는 전 국민의 70% 접종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3일 브리핑에서 “8월에서 9월까지 연령대별 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당초에 9월 말 예정이던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조기 달성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접종 계획이라든지 백신 수급 일정을 고려하면 추석 전까지 가능할 것이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령층 등 고위험군부터 접종 완료 후 추가 접종하는 부스터샷을 4분기에 실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 백신 접종 참여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달 27∼2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인식도 조사’ 결과 미접종자 571명 중 84.1%가 접종 의향을 밝혔다. 6월 조사 때보다 6.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60대 이상 미접종자의 82.5%, 50대의 94.6%가 접종하겠다고 답했다.
관건은 안정적인 백신 수급이다. 추진단은 4일 개별 계약 화이자 백신 253만회분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18만8000회분이 공급된다고 밝혔다. 이를 포함해 8월 약 2860만회분, 9월 약 4200만회분이 공급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2000만명을 넘었다. 1600만명가량이 추가로 접종하면 3600만명에 도달한다. 현재 만 55∼59세(약 354만명) 접종이 진행 중이고, 16일부터 50∼54세(약 390만명)가 접종한다.
1777만3000명에 달하는 18∼49세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우선접종 대상자 200만명의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과 세종 등 도시지역은 학원강사 등 학원·교습소 종사자와 실내체육시설, 대중교통·택배 종사자를 우선 접종하도록 했다. 항만근로자 등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산에서는 항만근로자와 연근해 어업 종사자가 먼저 백신을 맞는다.
한편 추진단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에 따라 얀센 백신을 △50세 이상 연령층과 △30세 이상 중 2회 접종 완료가 어렵거나 방역상황을 고려해 조기 접종 완료가 필요한 대상에 접종하기로 했다.
◆백신 부작용 다 보장?… ‘아나필락시스 보험’ 주의보
금융감독원은 최근 온라인 등에서 판매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 보험에 가입하기 전 몇 가지 유의사항들을 확인해야 한다고 3일 밝혔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약제나 꽃가루 등 외부 자극으로 인해 가려움증,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지난 3월 말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 보험이 처음 출시됐다. 지난달 16일 기준 보험사 13곳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체결된 계약은 약 20만 건에 달한다.
일부 업체는 이 보험을 ‘백신 보험’ 등 명칭으로 판매하고 있어 백신 접종 시 발생하는 모든 부작용을 보장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오인하기 쉽다. 이 보험은 보통 백신 부작용으로 보고되는 근육통, 두통, 혈전 증상에 대해서는 보장하지 않는다. 금감원은 “0.0006% 확률로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만 보장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심리를 이용해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광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휴업체를 통해 가입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보통 제휴업체는 이런 보험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므로 추후 자신의 정보가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