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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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행사 ‘빅4’ 불참… 머쓱해진 이준석

국민의힘 ‘경선 출발’ 봉사활동
윤석열 등 지지율 1∼4위 불참
후보 검증단 등 놓고 尹과 마찰
쪽방촌 음식 전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열린 취약계층 음식 전달 봉사활동에 참여해 물을 나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당내 대선 주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며 경선 버스 출발을 알렸지만 정작 지지율 1∼4위 후보가 불참하며 모양새를 구겼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은 행사 불참 배경과 경선 검증단 구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대선 경선에 참여할 후보자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섰다. 김태호·안상수·원희룡·윤희숙·장기표·장성민·하태경·황교안(가나다순·직함 생략) 후보가 함께 포장 삼계탕 1000개와 생수 2000개를 쪽방촌 주민에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경선 버스의 출발을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시작하게 된 것을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정책·혁신경쟁으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국 신임 시·도당 위원장과 회의를 열어 △경선 지역 순회 연설 10회 이상 △한 달 이상 당비 납부한 당원의 선거인단 등록 등을 논의하며 내년 대선·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조직정비를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홈페이지에 대선 경선 예비후보자를 소개하는 특별 페이지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엔 ‘빅4’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개인적인 사유로 불참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 현장을 찾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경선 후보들이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취약계층에 삼계탕, 물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마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대선 출마선언 준비 때문에 불참, 아내인 이소연씨가 대신 참석했다. 홍 의원은 휴가, 유 전 의원도 별도 일정으로 불참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당 대표가 주목받으려고 후보를 들러리 세우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주요 후보 불참에 대해 “이번 경선 내내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미의 첫 출발 이벤트에서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일지, 국민이 의아해할 것이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당 대표 직속 검증단 설치를 놓고도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사이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 직속으로 설치한 적이 없다.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일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검증단을 당 대표 아래에 두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운영 방식이 확정된 바 없고 논의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인선 권한은 캠프에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검증단장으로 과거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저격수 역할을 했던 김진태 전 의원의 임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이간질하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