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만든 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한 명의 선수가 모두 소화하기 때문에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특별한 종목’으로 대접받는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근대5종 사상 처음으로 메달 도전에 나선다. 2020도쿄올림픽 근대5종 경기는 5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리는 펜싱 랭킹 라운드를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펜싱은 에페 종목으로 풀리그가 진행되며 수영은 자유형 200m, 승마는 장애물 비월로 치러진다. 육상과 사격을 함께 치르는 복합경기(레이저 런)에서는 레이저 권총으로 10m 거리의 표적을 향해 사격하고 800m를 달리는 과정을 4차례 반복한다.
근대 유럽의 군인에게 필요한 5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종목이라 역대 올림픽 근대5종 경기에서는 헝가리, 스웨덴, 구소련 등 유럽 국가들이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선수가 근대5종에서 입상한 것은 2012 런던올림픽 때 중국의 차오중룽이 남자 개인전 은메달을 딴 것이 유일하다. 한국은 도쿄에서 열린 1964년 대회부터 출전했지만 아직 10위 내에 진입한 적은 없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김미섭, 2012년 런던 대회 정진화(32·LH)가 각각 11위로 현재까지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직전 대회인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정진화와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가 남자부에 나서 각각 13위, 19위에 올랐고, 여자부에 출전한 김선우(25·경기도청)가 13위에 오른 바 있다.
이번 대회 남자부에는 리우 때와 마찬가지로 전웅태와 정진화가 출전하고 여자부는 김세희(26·BNK저축은행), 김선우가 나선다.
리우에서 레이저 런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지만 다른 종목 순위가 따라주지 못해 최종 19위에 그쳤던 전웅태는 이후 2018시즌을 세계 랭킹 1위로 마쳐 국제근대5종연맹(UIPM)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등 성장을 거듭하며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 동메달을 딴 전웅태는 현재 근대5종 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는 만큼 메달 소식을 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진 근대5종 대표팀 감독은 “전웅태 선수가 세계랭킹도 높고 컨디션도 좋은 상태여서 첫 메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정진화도 런던과 리우에서 아쉬움을 남긴 뒤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번 대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자부에는 김세희가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으로 도쿄행 티켓을 확보해 둔 데 이어 애초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던 김선우가 지난달 말 재배정 과정에서 추가로 출전을 확정해 상위권 성적에 도전한다. 대표팀이 5일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기선을 제압한다면 6일과 7일 각각 이어질 여자부, 남자부 경기에서 메달권 진입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심판도 이번 대회에서 함께 뛴다. 정동국 UIPM 기술위원이 상소 심판위원으로, 안창식 LH 근대5종팀 감독이 국제심판으로 참여한다. 정 위원은 2004아테네올림픽 이후 국제연맹 기술위원으로 선임돼 올림픽은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대회에서는 종목별로 판정과 관련해 이의가 제기됐을 때 판단을 내리는 상소 심판위원을 맡는다. 안 감독은 런던, 리우에 이어 3회 연속 심판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만능 스포츠맨 상징’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
기사입력 2021-08-05 06:00:00
기사수정 2021-08-05 07:54:22
기사수정 2021-08-05 07:54:22
펜싱 랭킹 라운드 시작으로 5일부터 열전 돌입
수영 등 5개 종목 소화 ‘철인경기’
헝가리·스웨덴 등 유럽국가 강세
한국 아직 10위내 진입한 적 없어
세계랭킹 4위 전웅태 메달 기대감
수영 등 5개 종목 소화 ‘철인경기’
헝가리·스웨덴 등 유럽국가 강세
한국 아직 10위내 진입한 적 없어
세계랭킹 4위 전웅태 메달 기대감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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