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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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진전할 중요 시기”…범여권 의원 70여명, 한·미 군사훈련 ‘조건부 연기’ 제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의원 74명, 공동 성명문 발표…“한미연합훈련,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이끄는 데 난관”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동두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대거 포함한 범여권 의원 70여명이 5일 남북관계 개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 등을 언급하며,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를 제안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맡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런데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구된 후 닷새 만인 8월1일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동 성명서 발의에는 김용민·전혜숙 최고위원과 고민정·김태년·우원식·박광온·윤영찬·정청래·한준호·홍익표 등 민주당 의원 61명, 강은미·류호정·배진교·심상정·이은주·장혜영 정의당 의원, 열린민주당 강민정·김의겸·최강욱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 총 74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북한은 한미군사연합훈련의 중단을 지속 요구해 왔으므로 김 부부장의 요구도 새삼스러울 게 전혀 없지만, 북한이 통신선 복원 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거론한 것은 그들 역시 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한 대내외적 명분이 필요함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아울러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다시 진전할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북한의 요구에 대한 우리 측 대응 방안을 놓고 여러 정치적 주장이 난무하고 있으나,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인 조치로서 한미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은 코로나19 위기와 한반도 정세 등을 감안해 대규모 실기동 군사훈련 대신, 제한적인 연합지휘소 훈련을 실시해왔다”며 “한미의 절제된 대응은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이바지했으며, 어쩌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도 크게 보아 그 결과의 일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계류장에서 미군 헬기가 착륙하고 있다. 평택=뉴시스

 

특히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와 관계없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에는 난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에 우리는 한미 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에 나올 것을 조건으로, 8월에 실시할 예정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제안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를 북한의 상응하는 조치로 이끌어내는 협상카드로 사용, 모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평화협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다.

 

이들은 미국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고, 우리나라도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시행 중인 상황에서, 무리하게 연합훈련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며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다시 진전할 지금의 중요한 시기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북한 역시 통신선 복원이 단절의 국면에서 대화의 국면으로 넘어가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며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모든 옵션과 가능성을 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과 소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는 “무엇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조건부 연기는 비핵화 협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라는 사실을 유념해 용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