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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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vs 안티 페미’ 대척점에 선 김주희·배인규 대표를 만나다 [끝간사람]

영상르포 기획 ‘끝간사람’┃페미니즘 VS 안티 페미니즘 편

신남성연대 배인규 “여성 혐오 아냐...진정성 이해해줬으면”
해일시위 김주희 “백래시 심한데 아무도 안 나서 집회 기획”

 

● 여론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사회적 의제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양 끝단 생각을 대변하는 이들을 두고 ‘극단주의자’, ‘시끄럽게 구는 사람’이란 편견을 갖기 십상일 텐데요. 

 

‘끝간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이 사회적 문제인 요즘 그래도 이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한번 들어보자’고 제안하고자 기획한 영상 르포입니다.

 

이들의 입을 통해 일반인도 조금이나마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오해가 있다면 풀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1부 ‘페미·안티페미’ 대표자들

2부 ‘페미·안티페미’ 향한 의문들

3부 못 다한 '젠더 갈등' 이야기

 

최근 몇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인 사회적 갈등이라 하면 단연 ‘성별 갈등’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습니다.

 

최종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선임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 ‘20대 남성 현상 다시보기’에 따르면 성별 갈등 정도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20대의 84%가 ‘심각하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대립의 골이 깊은 게 현실입니다.

 

최근 온라인에서 자주 벌어지는 ‘페미니즘 VS 안티페미니즘’ 여론전 역시 이런 결과로 보입니다.

 

이른바 ‘여초’를 표방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젠더 이슈와 관련한 기사 주소와 함께 댓글 작성과 ‘추천’을 해달라는 글이 매일같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안티 페미니즘을 표방한 신남성연대와 그 지지자들은 이를 ‘정화’하겠다며 여초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만들어놓은 상위 추천 댓글에 ‘비추천’을 누르는 한편 직접 댓글을 써 상위로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처럼 한치 물러서지 않고 싸우는 걸까요.

 

페미니즘과 안티 페미니즘, 각 진영에서 청년 남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두 인물을 만나 각자 어떤 신념으로 맞서고 있는 건지 깊이있게 알아봤습니다. 

 

◆‘안티 페미’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

 

신남성연대는 고 성재기 대표의 남성연대를 계승하겠다며 정치 유튜버 출신 배인규 대표가 지난 4월 설립한 단체입니다.

 

배 대표는 “남성 혐오주의자들로부터 아스팔트(집회 현장)를 지키겠다”며 규탄 집회를 열거나 페미니즘 집회가 열리는 현장을 찾아가 이른바 ‘맞불’까지 놓을 정도로 열심입니다.

 

“내 아이가 페미니즘 교육을 안 받게 만들겠다”는 게 배 대표가 선언한 목표입니다.

 

그가 이 같은 활동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개설 약 반년 만에 34만명을 넘겼습니다.

 

신남성연대는 언론 등에서 ‘여성혐오 단체’로 평가된 바 있으나, 배 대표는 “여성이 아니라 페미니스트를 혐오하는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그는 “제가 실제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가 같은 남성이 이 진정성을 이해해주지 못 하는 것”이라며 “(다만) 신남성연대가 여성 혐오 단체인 줄 알고 함께하려는 분들과는 같이할 수 없습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주희 ‘해일 시위’ 대표는 누구길래?

 

김주희 ‘해일 시위’ 대표는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와는 무관하나, 본의 아니게 신남성연대로부터 페미니즘 진영의 대표자로 점찍혀 ‘집중 포화’를 받은 인물입니다.

 

최근 눈에 띄는 페미니즘 집회가 없는 와중에 김 대표가 지난달부터 ‘전국 릴레이 백래시(약자 목소리에 대한 기득권의 반발) 규탄 집회’를 기획·주도하고 있는 탓입니다.

 

해일 시위는 ‘평범한 여성들이 모여 백래시에 맞서는 해일을 일으키자’는 기치를 내걸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서울시자살예방센터가 20대 여성의 심리 지원을 위한 사업 진행차 마련했던 온라인 자유 게시판이 남성 이용자들의 이른바 ‘좌표 테러’로 운영 중단되면서 이 집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해일은 그간 매주 부산과 경남 창원, 경북 포항 등지를 돌며 정부와 기업, 교육기관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GS25 남성혐오 포스터 논란’, ‘포항공대 페미니즘 강연 취소’ 등 페미니즘을 억압하는 움직임에 관해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이 단체와 김 대표의 주장입니다.

 

현직 간호사인 김 대표는 “제 직업에만 충실하게 살고 있자니 사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라고 밝혔습니다.

 

◆기자가 만나본 두 사람

 

‘페미니즘 VS 안티페미니즘’편은 3부작으로 기획됐습니다.

 

첫번째 영상엔 배 대표와 김 대표의 평소 모습을 담는 데 집중했습니다.

 

두 인물을 ‘아군 VS 적군’의 구도로 보지 말고 잠시라도 한 인간으로 지켜보자는 게 기획 취지입니다.

 

집회 주최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선 두 사람이 무슨 고민을 하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관찰했습니다.

 


글,영상=신성철 기자 s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