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놓고 정치권과 의료계에서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실제 수술실 CCTV를 설치·운영 중인 병원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의 80%가 만족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힘찬병원은 지난 6월 12일부터 7월 31일까지 부평·목동·강북힘찬병원 의료진(의사, 수술실 및 마취과 간호사) 147명, 수술환자 및 보호자 1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술실 CCTV 만족도 조사 결과(일부 복수응답)를 12일 공개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술실 CCTV를 실제로 설치∙운영 해보니 환자∙의료진 모두 ‘상호 신뢰’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보호자의 경우 ‘수술실 CCTV 녹화’와 ‘실시간 시청’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수술실 CCTV 녹화에는 80.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매우 만족-26.7%, 만족-53.5%). CCTV 녹화에 동의한 이유에 대해서는 ▲녹화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 믿음이 가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1.4%로 가장 높았고 ▲최근 잇따른 대리수술 의혹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37.6%) ▲혹시 모를 의료분쟁에 대비하기 위해(7.9%)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환자의 수술과정을 보호자가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부분도 응답자(실시간 시청 보호자)의 80.4%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매우 만족-26.8%, 만족-53.6%). 수술과정 실시간 시청을 신청하면 보호자는 별도 지정된 개별공간에서 환자의 수술장면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보호자가 수술과정 실시간 시청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술장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안심이 될 것 같아서(69.6%) ▲대리수술 여부 등 문제점이 없나 확인하기 위해서(39.3%)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불안함을 덜 수 있어서(3.7.5%) 등 순으로 답했다.
의료진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의 반응이 좋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 생각한다는 의견이 39.5%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처음에는 의식이 되고 위축됐지만, 차츰 괜찮아졌다(36.1%)고 답했다. 다만, CCTV 때문에 위축돼 집중도가 떨어졌다(17%)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행 전 찬성 49.7%, 반대 48.3%, 무응답 2%로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의료진의 입장이 시행 후 다소 우호적∙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선 관련 법∙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나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관한 의견도 제시됐다. 의료진의 경우 CCTV 설치∙운영과 관련해 향후 바라는 점에 대해 ▲수술 보조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60.5%)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어 CCTV가 불필요하기를 희망(48.3%) ▲CCTV 설치를 의무보다는 개별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18.4%)고 답했다. 반면, 환자∙보호자는 수술실 CCTV 녹화와 관련해 걱정스러운 점이 특별히 없다(75.2%)는 입장이 다수지만 ▲신체노출에 대한 녹화(17.8%) ▲영상노출 등 보안문제(12.9%) 등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고는 반응도 나왔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 잇따른 대리수술 논란으로 추락한 의료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결단했지만, 의료진이 CCTV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시행 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의료진이 수술 현장에서 위축되는 부분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환자나 보호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간 신뢰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힘찬병원은 지난 6월 부평점과 목동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한 데 이어 7월부터는 강북점과 창원점에도 확대하여 4개 지점의 모든 수술실(총 25실)에 CCTV를 전면 설치·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