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대 도시정비 사업으로 손꼽히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지도 빨간색) 재건축의 시공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이 사업에 뛰어든 DL이앤씨가 최초 제시한 ‘드레브 372’ 대신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더한 ‘아크로 드레브 372’를 제안한 데 대해 입찰조건 위반 의혹이 불거져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대문구청에서 이 사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열린 북가좌6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첫 합동 설명회에서 DL이앤씨는 새 브랜드 아크로 드레브 372를 제안했다. 앞서 DL이앤씨가 강북에서 아크로 브랜드를 붙인 아파트는 ‘성수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가 유일하다.
DL이앤씨는 앞서 최초 제안 시 드레브 372를 제안했었고, 경쟁사인 롯데건설은 강북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LE-EL)을 앞세웠다.
사업지 인근에서 그룹 차원으로 쇼핑몰과 백화점 등의 개발이 진행되는 만큼 롯데건설은 시너지 효과를 노려왔다. 최상위 브랜드 르엘을 채택, ‘롯데타운’을 건설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맞불’ 성격으로 DL이앤씨가 하이엔드 아크로 브랜드를 내세운 게 아니냐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주 과정에서 DL이앤씨의 이 같은 브랜드 변경이 입찰 조건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도 있다”고 귀띔했다.
◆DL 브랜드 변경 입찰조건 위반?
앞서 서대문구도 지나친 수주 경쟁 과열을 우려해 관리 감독 강화와 관련 부석 직원 6인으로 구성된 부정행위 단속반 및 신고 센터운영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선 바 있다.
문석진 구청장은 지난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조합원들이 객관적인 정보에 근거해 시공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법률 검토를 거쳐 확정된 내용 외 허위, 과장, 불법 홍보행위를 철저히 방지하라”며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의 금품수수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건설사뿐만 아니라 법인 대표까지 법에 따라 조치하고, 서울시에 보고해 시공자 선 취소 및 과징금 부과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구는 입찰 참여 건설사 2곳을 상대로 ‘사업제안서 비교표’에서 조합원들의 오해를 막기 위해 ▲조합원 분양가 할인 ▲추가 분양수익 확보 ▲백화점 연계 통합 개발 ▲스카이 커뮤니티 설치 등에 대해 홍보를 금지하도록 조치했었다.
시공자 선정 투표가 이뤄지는 조합원 총회에 관련 부서 직원과 공공 변호사를 참석시켜 위법 사항이 발생하는지 조사하고, 적발 시 엄중히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과 DL이앤씨에도 법률 검토를 거쳐 확정된 내용 외 홍보하지 말라고 주문했었다.
◆서대문구청 “민원 접수돼 업체에 소명 요구”
구청 측은 이날 “DL이앤씨의 브랜드 변경 관련 민원이 접수되어 업체 측에 소명을 요청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사업은 북가좌1동 327-1번지 일대 10만6656㎡ 대지에 아파트 1903세대(23개동) 건립하는 게 골자로, 구는 시공자로 선정된 건설사와 조합이 계약을 맺기 앞서 시공자의 사업 제안내용, 확정 비교표, 계약서 등을 제출받아 사전 검증을 하기로 했다.
DL이앤씨 측은 “초기에 ‘아크로 브랜드로 변경할 수 있다’고 사전 고지한 바 있다”며 “이를 (중간에) 구체화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