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조직 탈레반의 총공세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이 철수하고 정부이양 상황으로까지 급변하면서 카불 현지 한국대사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에는 아직 우리 직원이 체류 중이지만, 최악의 경우 철수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현재로서 아프가니스탄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은 아직 인원이 체류하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탈레반이 외교단에 대해 직접적 위협을 가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는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갈 경우 미국 등 동맹국과 협조해 대사관에서 철수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상황이 악화하면서 카불에서 유엔 관련 기구 등 국제기구도 저마다 철수하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한다면 한국대사관도 이전처럼 업무를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외교부는 내부적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유동적 대응책을 준비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에 남아있는 우리 국민은 대사관 직원 등 필수인력 20여명 정도이고, 다른 교민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아프간에는 무역관이 없고, 주재 직원도 없어서 현지 상황을 알아보기 힘들다”며 “파악할 수 있는 게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은 정부가 지정한 여행금지국이다. 올 초까지 교민 5명가량이 남아있었지만, 미군이 철군하고 현지 정세가 악화되자 지난 6월 말 정부가 이들에게 철수를 요구했다.
정부는 탈레반 정권이 2001년 아프간에서 붕괴하고 친미 성향의 정권이 들어선 뒤 국제사회의 아프간 재건 노력에 동참해왔다. 정부가 아프간에 지원한 유·무상 원조는 약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 정도다.
외교부, 상황 예의주시… 최악 땐 철수 불가피
기사입력 2021-08-15 21:26:32
기사수정 2021-08-15 21:26:30
기사수정 2021-08-15 21:26:30
현지 한국 대사관 ‘비상’
직원 20여명 체류… 교민은 없는 듯
美 등과 협조 유동적 대응책 준비
직원 20여명 체류… 교민은 없는 듯
美 등과 협조 유동적 대응책 준비
홍주형, 송은아 기자 jhh@segye.com
Copyrights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