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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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대화 많이 하는 노인, 치매 가능성 낮아져"

미국 연구팀 ”대화 상대 있는 노인, 치매 예방에 도움↑“
”신체적 나이보다 나은 인지기능인 ‘인지탄력성’ 높아져“
”인지탄력성, 자기 말 잘 들어주는 대화 상대 생기면↑“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환자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치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치매를 ‘기억장애’와 연관시키지만, 치매의 초기 징후는 언어‧의사소통, 추론, 집중능력의 상실 등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일상생활에서 대화 상대가 있는 노인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타인과의 대화를 많이 하느냐 적게 하느냐는 치매 유발 가능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17일 UPI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요엘 살리나스 박사 연구팀은 노년기에 자기 말을 귀담아 들어줄 가족이나 친구가 있으면 ‘인지 탄력성’(cognitive resilience)이 높아져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지 탄력성은 신체적 나이에 해당하는 수준보다 나은 인지기능을 말한다. 이는 뇌 노화와 뇌 질환의 영향을 완충(buffer)하는 역할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63세 노인 2171명을 대상으로 대화 상대, 조언, 사랑, 사회적 접촉 등 사회적 상호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누리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또한 인지기능 저하의 척도가 될 수 있는 ‘뇌 용적’(brain volume)을 뇌 자기공명영상법(MRI)로 측정하고 인지 탄력성 평가를 위해 ‘신경심리 검사’(neuropsychological assessments)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여러 가지 사회적 지원 유형들이 뇌 용적과 인지기능 사이의 연관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뇌 용적이 적으면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인지 탄력성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자기 말을 귀담아들어 줄 수 있는 대화 상대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 용적이 한 단위(unit) 낮아질 때마다 대화 상대가 별로 없는 노인은 대화 상대가 많은 노인에 비해 인지기능 연령이 4년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인지기능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치매 증상 발현을 막을 수 있는 일을 노인 스스로가 하거나 또는 보살펴 주는 사람이 해 줄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