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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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 묻힌 3500조 희토류…눈독 들이는 중국

“탈레반과 동맹을 맺는다면 국제적 기준을 따르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해야”
탈레반 2인자와 회담하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톈진 AFP/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매장된 희토류를 노리고 탈레반과 협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수조 달러 상당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희토류는 전자제품부터 전기차, 인공위성과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2020년 아프가니스탄 출신 전직 외교관은 아프가니스탄에 매장된 희토류 가치가 1조달러(약 1156조원)에서 3조달러(약 3504조원) 사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지 더힐 역시 그 가치를 약 3조달러로 추정했다.

 

미국 자산운용업체 얼라이언스번스틴(AB)의 샤밀라 칸 분석가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중국 외무부 대변인이 아프간과 우호적인 협력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성명을 낸 배경에는 상업적 동기가 존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만약 중국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탈레반과 동맹을 맺는다면 국제적 기준을 따르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칸은 “어떤 나라든지 탈레반과 희토류 개발에 합의한다면 인도적 권리와 여성 인권이 보장되는 엄격한 조건 하에서만 개발이 이뤄지도록 국제적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중국은 탈레반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중국은 탈레반과의 소통을 유지해왔으며 아프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에 따르면, 탈레반은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개발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역시 중국군의 아프간 파병설을 부인하면서도 “일대일로 프로젝트 차원에서 전후 재건과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7월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텐진에서 탈레반의 정치 수장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만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5%가 중국에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생산량도 압도적이다. 2018년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인 12만톤을 채굴했다. 같은 해 미국의 채굴량은 1만5000톤에 그쳤다.

 

중국이 미국의 희토류 수요의 80%를 수출하고 있는 만큼, 2019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 공급 차단을 위협하기도 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