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심화해 100년 후 서울 인구가 지금의 ‘4분의 1’ 수준이 된다면 ‘강남·관악·광진·마포’만 살아남을 거란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감사원이 최근 공개한 ‘저출산·고령화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합계출산률 0.98명(2018년 전국 합계출산률)과 중위 수준의 사회적 이동이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서울 인구는 2017년 977만명에서 50년 뒤엔 64% 수준인 629만명, 100년 후엔 27% 수준인 262만명으로 ‘4분의 1’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료는 감사원이 통계청에 의뢰해 100년 후인 2117년의 인구를 추계한 결과로, 앞서 ‘50년 후’ 장래 인구 추계는 실시한 적 있지만 ‘100년 후’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2017년 5136만명에서 50년 후인 2067년엔 3689만명으로 감소하며, 100년 뒤인 2117년엔 1510만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청은 지방 대도시의 인구 감소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 342만명이었던 부산 인구는 50년 후엔 191만명, 100년 후엔 5분의 1수준(21%)인 73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2017년 246만명에서 50년 뒤엔 142만명, 100년 후엔 지금의 22%인 54만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는 2017년 150만명에서 50년 뒤 91만명, 100년 후엔 35만명(지금의 23% 수준)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해마다 인구수가 늘어왔지만, 2017년 1279만명에서 2067년엔 1065만명, 2117년엔 441만명으로 지금의 3분의 1 토막 날 것이란 추계가 나왔다.
이밖에 100년 후 인구수의 경우, 강원도(2017년 152만명)가 48만명, 충청북도(161만명)는 53만명, 전라북도(183만명)는 48만명, 전라남도(180만명)는 49만명, 경상북도(268만명)는 70만명, 경상남도(334만명)는 85만명, 제주도(63만명)는 27만명, 인천(292만명)은 95만명, 대전(153만명)은 41만명, 울산(116만명)은 26만명으로 그야말로 ‘인구 대지진’이 관측된다.
‘인구 고령화 시계’는 더욱 빨라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엔 총인구의 13.8%였으나 30년 후엔 39.4%, 50년 후엔 49.5%, 100년 뒤엔 52.8%로 높아질 거로 보인다.
시도별 고령 인구 비중은 2047년엔 세종을 제외한 16개 광역시·도에서 30%를 넘고, 2067년엔 17개 광역시·도 모두에서 40%를 초과하며, 2117년엔 울산(48.9%)과 세종(49.7%)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전남(60.7%), 강원(59.9%), 경북(58.3%), 전북(57.9%), 충남(56%), 충북(55.6%)은 100년 뒤 고령 인구 비중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국 시·군·구 소멸 위험 정도
감사원이 고용정보원에 의뢰해 전국 229개 시군구의 ‘소멸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도 공개됐다.
인구소멸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가임기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으로 0.2∼0.5는 ‘인구소멸 위험단계’, 0.2 미만은 ‘인구소멸 고위험단계’로 분류한다.
즉 고령자가 가임기 여성인구보다 배가 많으면 현상 유지가 어렵고, 5배가 많으면 공동체 성립이 불가능할 정도여서 소멸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 결과, 2017년 36.2%(83개)였던 소멸위험 지역이 30년 후엔 모든 시군구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공동체의 인구 기반이 붕괴하는 ‘소멸 고위험단계’에 진입하는 시군구는 2017년 12곳에서 30년 뒤엔 157곳, 50년 뒤엔 216곳, 100년 뒤엔 221개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의 경우엔 2047년 종로·성동·중랑·은평·서초·강서·송파 등 23개 구가 소멸 위험단계에 진입한다. 2067년엔 노원·금천·종로 등 15개 구가 소멸 고위험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즉 100년 후인 2117년엔 강남·광진·관악·마포를 제외한 모든 구가 소멸 고위험단계에 진입한다는 추정이 나왔다.
지방에서는 부산 강서, 광주 광산, 대전 유성을 뺀 모든 지역이 소멸 고위험군에 들어간다.
인구소멸 위기를 피할 것으로 예측되는 위의 8개 지역은 대학이나 학군, 신도심, 일자리, 산업·연구개발 중심지 등의 강점으로 젊은 세대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신생 도시 세종은 과거 인구 데이터가 없어 이번 소멸위험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